
제9장 현성의(顯成義) (3)
화엄경 광명각품(光明覺品)에 보면 ‘불교를 받들어 행한다는 것은 마음을 항상 단속하는 것이다(奉行佛敎常攝心).’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꼭 기억해놓으셔야 할 부처님 말씀입니다. 불교 공부는 무엇 때문에 하는가 하면 바로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과 방일(放逸)과 오욕락(五欲樂)에 마음이 흘러가지 않도록 잘 살펴서 단속하기 위해서 합니다. 사람이 방일하는 것은 곧 오욕에 집착할 인연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불교에서의 오욕이란 눈, 귀, 코, 혀, 몸 등이 하고자 하는 일만 하는 것이 오욕이며, 세속에서는 재물과 이성과 음식과 명예와 수명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 일만 과오가 없이 제대로 한다면 홀가분하고 편안한 삶을 살 수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나를 거스르는 경계와 나를 순종하는 경계를 만나면 먼저 마음이 움직이고, 그 움직이는 마음이 좀 더 발전하면 자신도 모르게 어디론가 흘러가 버려서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데까지 가 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팔만 사천 과오를 불러오게 되는 것입니다. 순간 순간에 그 마음이 깨어 있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원효는 ‘막지 않은 천당에 가는 사람이 적은 것은 삼독과 번뇌로 자신의 집 재산을 삼았기 때문이며, 유혹하지 않는 악도에 많이 가는 것은 육신과 오욕으로 거짓 마음의 보배로 삼았기 때문이다.’ 라고 늘 말씀하셨다.
그리고 또 화엄경 현수품(賢首品)에 보면, 마음을 잘 쓴다는 것은, 행원(行願) 수행을 잘 한다고 하는 것인데, 언제나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가나오나 오로지 중생만을 생각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보살은 집에 있거나 길을 가거나, 심지어 옷을 입고 밥을 먹는 일에서까지 중생들이 잘되고 행복하기만을 발원하는 내용으로 그 마음이 가득 차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보살행을 행하려고 발심한 데는 그 씨앗이 있고 씨앗이 자랄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인연(因緣)이라고 합니다.
그 조건이 될 인연(因緣)은 바로, 먼저 부처님을 믿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나아가서 부처님의 대중들을 믿어야 합니다. 즉 이러한 믿음의 마음은 불법승 삼보(三寶)를 믿고 받드는 데서 부터 시작됩니다. 그렇게 되면 불법을 믿는 ‘믿음의 공덕(功德)’을 이루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믿고 이해하는 깊은 마음 항상 청정해서(深心信解常淸淨), 모든 부처님을 공경하고 존중하며(恭敬尊重一切佛) 가르침과 승가에게도 또한 그러하여(於法及僧亦如是) 지성(至誠)으로 공양하려 발심함이니라(至誠供養而發心)’라고 화엄경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삼보(三寶)를 믿는 것에 더해서 가장 높은 진여(眞如)를 믿어야 합니다.
신(信) 삼보(三寶)에 신(信) 진여(眞如)를 하여야 합니다(四信). 진여에는 지혜와 자비인 보리(菩提)가 모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믿음이 수승한 힘이 있음을 화엄경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믿음은 불도의 근원이며 공덕의 어머니라(信爲道元功德母) 일체의 선한 법을 다 길러내나니 (長養一切諸善法) 의심의 그물을 끊어버리고 애착을 벗어나서(斷除疑網出愛流) 가장 높은 열반의 도(道)를 열어 보이네(開示涅槃無上道)’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고로 불도를 이루려는 데는 그 근원이 되는 것이 바로 믿음이며 그것이 없으면 불도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불도란 없다! 믿음이 있는 사람에게만 불도가 존재한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믿음의 힘으로 일체 공덕이 탄생합니다. 그래서 믿음을 공덕의 어머니라고 한 것입니다. 믿음은 애착에서도 벗어나게 하며, 나아가서 열반(涅槃)의 경지에 오르게 합니다.” 원효는 ‘믿음은 혼탁함이 없어 마음이 청정하고, 교만을 없애고 공경의 근본이 되며, 법의 창고에서 제일가는 재물이요 훌륭한 손이 되어 온갖 행을 받아 내려, 반드시 여래의 지위에 이르게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
“신심(信心)만 있으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없습니다. 참으로 믿음이야말로 신행 생활에 있어서 근본 중에 근본이 되므로, 그 바탕 위에 ‘세속적인 유위(有爲)의 허물을 더 이상 짓지 않는 사람은 교만하거나 방일하지 않게 된다.(若能捨離有爲過 則離憍慢及放逸)’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최상승의 불법 앞에서는 항상 겸손하고 또한 열심히 정진하는 마음뿐이기 때문입니다.” 원효의 불법의 바른 실천방법에 대한 자애로운 법문이었다.
“제가 오늘 법문을 마치기 전에 여러분들께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는 이 소중한 법회를 호법법회(護法法會)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의 법을 믿음으로 굳게 지켜나가야 합니다.” 원효는 백고좌법회를 호법법회라고 강조하면서, 부처님 법을 만나기 어려움과 더불어 접하기 어려운 화엄경의 말씀을 다시 한번 소개하면서 깊이 있게 불법을 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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