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푸른 나무 그늘 속에 꾀꼬리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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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5. 7. 07:16
※ 청대(淸代) 서화가 석온옥(石蘊玉)의 <一枝紅杏出墻來> 단선(團扇)
푸른 나무 그늘 속에 꾀꼬리 울고
綠樹陰中黃鳥節
녹수음중황조절
푸른 나무 그늘 속에 꾀꼬리 울고
靑山影裏白茅家
청산영리백모가
청산의 그림자 속에 하얀 띠집이 있네
閑來獨步蒼苔逕
한래독보창태경
한가로이 홀로 푸른 이끼 긴 길을 걸으니
雨後微香動草花
우후미향동초화
비온 뒤 풀과 꽃에 향기가 일렁인다.
梅页
산속의 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시이다.
자연 속에서 물아일여(物我一如)가 된 듯 이 시는 모든 것을 잊고 사는 여유자적 뿐인
것 같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아예 생존경쟁이란 부도덕하고 부정한 관념일지 모를
일이다. 이런 시를 읽고 보면, 살벌한 현실을 초월할 수 있는 또 다른 차원의 삶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이 시는 조선조 중기의 시인 구곡(龜谷) 최기남(崔奇男:1586~?)의 시이다.
한중용두시운(閑中用杜詩韻)이란 제목으로 되어 있는 시이다. 한가로운 가운데 두보의 시
를 차운하여 지은 시라는 말이다. 그가 남긴 문집 <구곡집(龜谷集)>에는 460여 수의
시가 수록되어 전해진다.
※ 청대(淸代) 화가 탕세주(湯世澍)의 <春色滿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