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낙 조 (落 照)

qhrwk 2025. 5. 24. 16:19

 

 

낙 조 (落 照)

落照吐紅掛碧山
지는 해 푸른 산에 걸려 붉은 노을을 토하고

寒鴉尺盡白雲間
갈가마귀 열을 지어 하늘을 날다 흰 구름 사이로 사라 진다.

問津行客鞭應急
나루 길을 물어가는 말 탄 나그네 채찍이 급해지고

尋寺歸僧杖不閑
절로 가는 스님의 지팡이가 바빠지구나.

放牧園中牛帶影
들판에 놓아먹이는 소들의 그림자가 길어지고

望夫樓上妾低鬟
누대 위 지아비를 기다리는 첩의 쪽머리가 숙여진다.

蒼煙枯木溪南里
남쪽시내에 마른 나뭇가지 태우는 푸른 연기가 솟고

短髮樵童弄笛還
터먹머리 초동이 피리를 불며 돌아오네.

이 시는 암행어사로 이름이 높았던 박문수(朴文秀:1691~1756)가 지은 시이다.
과거를 보러 가다가 주막집에서 하룻밤을 자는데 꿈에 노인이 나타나서 과거의 시제를
알려주고 앞의 7구를 가르쳐 주었다는 전설이 있는 시이다.

마지막 1구를 본인이 지어 붙였는데 이것이 시험괌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해 이 시로
장원급제를 하였다 하여 이 시를 박문수의 등과시(登科詩)라 불리어져 왔다.

※ 청대(淸代) 화가 황신근(黃申瑾)의 <問道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