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蒼松生道傍 푸른 소나무 길 옆에서 자라니

qhrwk 2025. 5. 30. 06:40


※ 청말근대 화가 왕곤(汪琨)의 <송풍유수(松風流水)> 성면(成面) (1933年作)

 23세 때 정도전이 쓴 시
1364년 여름 전교 주부(典校注簿)로 개경에 있을 때 지은 시이다.

蒼松生道傍 
푸른 소나무 길 옆에서 자라니  

未免斤斧傷
자귀와 도끼질을 면할 길이 없네  

尙將堅貞質
그러나 굳고 곧은 자질을 지녀  

助此爝火光
횃불이 타는 것을 도와주네  

安得無恙在
어떻게 하면 아무런 재앙 없이

直爝凌雲長
곧은 줄기 하늘 높이 솟아올라

時來竪廊廟
때가 와서 큰 집을 지을 때

屹立充棟樑
우뚝이 대들보 재목으로 쓰일 건가

夫誰知此意
어느 누가 이러한 뜻을 알아

移種最高岡
가장 높은 언덕에 옮겨 심어 줄는지 

 「고의(古意)」,『삼봉집(三峰集)』

  같은 제목 아래 거문고로 자신을 의인화한 시가 또 한 편 있는데
 “지금 백아는 어디 있는가. 온 누리에 지음이 없구나.[伯牙今何在? 知音四海空.]”라는
 표현을 보면 당당한 자부와 거침없는 패기가 드러나 있다. 갓 벼슬하여 세상에 뜻을 펴
보려고 하는 사람과 뜻이 꺾여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는 사람의 심경은 자연 다르고
그에 따라 보는 눈이 이처럼 다르다. 소나무를 말하였으나 사실 자신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 : 김종태(金鍾泰) 한국고전번역원 역사문헌번역실 선임연구원

  •주요 약력
- 고종ㆍ인조ㆍ영조 시대 승정원일기의 번역, 교열, 평가, 자문 등
  •역서
- 『승정원일기』고종대, 인조대 다수
- 『청성잡기』(공저), 『名賢들의 簡札』, 『허백당집』(근간) 등


※ 청대(淸代) 화가 고학경(顧鶴慶)의 <면금녹음 상유비폭(眠琴綠蔭 上有飛瀑)>
(1814年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