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촉의 가을 빛 그림 병풍에 차갑고
※ 청대(淸代) 화가 호공수(胡公壽)의
<편주일도(扁舟一櫂)> 成面. 화제(畵題)로 "扁舟一櫂歸何處 家在江南黃葉村"를 올려 놓고 있다.
은촉의 가을 빛 그림 병풍에 차갑고
銀燭秋光冷畵屛
은촉추광냉화병
은촉의 가을 빛 그림 병풍에 차갑고
輕羅小扇撲流螢
경라소선박유형
작은 비단부채로 반딧불을 잡는다.
天階夜色凉如水
천계야색량여수
궁중의 돌계단에 밤은 물처럼 서늘한데
坐看牽牛織女星
좌간견우직녀성
앉은 채 하늘의 별빛만 바라보고 있구나.
당나라 말기 두목(杜牧:803~852)은 불우한 시인이었다. 그의 시에는 한을 품고 읊은
시들이 많다. 자신의 쓸쓸한 처지를 남의 이야기로 말해 놓은 시들도 있다.
이상은(李商隱)과 더불어 작은 이두(李杜:이백과 두보)라 일컬어지기도 했지만 그는 그의 시를 남이 크게 알아주지 않는 것이 매우 서운하였다.
출사하여 중서사인 등 벼슬을 누리기도 했지만 시에 있어서 스스로의 마음에 차지 않아
무척 답답해하기도 하였다. 『산행(山行)』 같은 명시를 남기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그의 시의 격조를 그다지 높게 평가해 주지를 않았다. 그것이 자신을 서글프게 했다.
기생 장호호(張好好)와 로맨스 이야기를 남기기도 했지만 죽을 때는 스스로 묘비명을
짓고 그가 지은 글들을 태워버리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의 시 가운데 추석(秋夕)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여기서의 추석은 명절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가을밤이라는 뜻이다. 임금의 총애를 잃은 궁중여인의 심회를 그린
궁원시(宮怨詩)로 알려진 시이다. 궁중의 어느 여인이 가을밤에 하늘의 별을 보고
견우와 직녀를 생각하며 외로움을 달래고 있는 내용이다.
※ 진소매(陳少梅)의 <야도횡주(野渡橫舟)> (1945年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