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계략을 거두다

♣무서운 계략을 거두다♣
자신을 해치려던 사람마저 용서하고 격려
차별하는 마음, 다른 생각이 없음을 보여
부처님은 똥치기 니타에게서 선업의 향기를 맡으셨고,
그 결과 니타는 성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니타 정도라면
괜찮습니다. 그의 마음속에는 부처님을 향한 존경심과
환희심이 넘쳐났으니까요.
문제는 부처님을 해치려는 사람들입니다. 대표적인 인물로
왕사성의 덕호(德護)장자가 있습니다. 그는 시리굴다(尸利堀多)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아주 부유했고 왕사성에서 활동하는 모든 종교인들을 깍듯하게
섬기는 것으로도 유명했습니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 석가모니 부처님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마침 그 당시 왕사성에 살고 있던 외도들은 너무나도 큰 불만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자신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아낌없이 공양을 올리던 왕사성 사람들이
부처님의 신자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자신들은 왕사성에서 발붙이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힌
이들은 부처님과 전혀 인연이 없는 덕호장자에게 달려가 자신들의 처지를
하소연하면서 다음과 같은 끔찍한 제안을 했습니다.
“모쪼록 사문 고타마를 당신의 집으로 초대해 주시오. 단,
이 집의 일곱 대문마다 바로 아래에 커다란 구덩이를 파서
뜨겁게 달아오른 숯덩이를 그 밑에 넣으시오.
그 숯은 연기 나지 않아야 하오. 그래야 사문 고타마가
눈치 채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오.
그리고 거적을 덮고 그 위에 흙을 살짝 덮은 뒤 꽃을
흩뿌리시오. 분명 고타마는 자신을 환영하기 위해 꽃길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방심한 채 그 함정에 발을 내디딜 것이오.
그런데 만에 하나 그가 용케 숯 구덩이를 피해나갔을 경우를
대비해서 그에게 올릴 밥에 독약을 넣으시오. 이렇게 준비를 마친 뒤에
사문 고타마를 청하시오. 그가 진짜로 모든 것을
환히 아는 지혜를 갖춘 자(일체지자)라면 이런 음모를 알아서 청을 받지 않을 것이요,
만일 그대의 공양청을 받는다면
그는 일체지자가 아니라는 것이 입증될 것이오.”
덕호장자는 외도들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그런데 부처님을 향한 신심이 두터운 그의 아들과 딸들이 한사코 말렸습니다.
“부처님은 사람들에게 연민의 마음을 품고 계시기 때문에
어떤 자가 초대를 해도 거절하는 법이 없습니다.
그런 마음을 지닌 분을 해치려 들다니, 아버지는 그 과보를
어찌 감당하려고 그러십니까?” 하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부처님을 아침공양에 초대한 그 날이 밝았습니다.
부처님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 가사와 발우를 들고 덕호장자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불설덕호장자경>에 따르면, 하늘의 신들이 일제히 나서서
부처님이 발걸음을 놓으실 때마다 그 자리에 연꽃이 피어나게 했다고 합니다.
그 연꽃은 덕호장자의 일곱 대문에서도 피어났습니다.
그의 가족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부처님은
아주 평온한 모습 그대로 덕호장자의 대문으로 들어섰고,
걸음걸음마다 아름다운 연꽃이 피어나서 부처님을 떠받쳤습니다.
이 모습을 목격한 덕호장자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부처님 앞에 온몸을 내던져 자신의 잘못을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서둘러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처님, 제가 준비해 놓은 밥에는 독약이 섞여 있습니다.
그러니 그 밥을 드시면 안 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제가 금방 다시 밥을 지어
올리겠습니다.”
덕호장자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이어서 삼보에 귀의하자 부처님은
그를 맞아들였습니다.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이라는 독을 물리친 부처에게는그 어떤 독도 그를 해칠 수 없다”는
선언과 함께, 똥치기 니타처럼 처음부터 신심을 품은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을 해치려던
사람마저도 기꺼이 용서하고 격려해준 부처님, 그래서 부처님에게는 차별하는 마음,
즉 다른 생각(異想)이 없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