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比스님 서문으로 보는 화엄경 42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42
27, 십정품3
서문
영명연수(永明延壽)선사는 『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에서 수행자가 보리심을 발하여
불도(佛道)를 구하려고 육바라밀 등 여러 가지 수행을 하더라도 치우치거나 집착하지 말고
원융자재하게 하도록 이와 같이 가르치셨습니다.
“ 보리심을 발하되 발하는 것 없이 발할 것이며
불도(佛道)를 구하되 구하는 것 없이 구할지니라.
미묘한 수행은 행하는 것 없이 행하며
참다운 지혜는 짓는 것 없이 저절로 짓느니라.
연민의 마음을 일으키되 나와 한몸임을 깨닫고
인자함을 행하되 인연이 없는 곳까지 깊이 이르라.
주는 바 없이 보시를 행하며
지키는 바 없이 계를 지키라.
정진을 닦되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음을 알고
인욕을 닦되 손상됨이 없음을 알라.
반야는 경계가 생멸이 없음을 아는 것이며
선정은 마음이 머물지 않음을 아는 것이다.
몸이 없음을 보되 모양을 잘 갖추고
말할 것이 없는 이치를 알고 법을 설하라.
물에 비친 달그림자와 같은 도량을 건립하고
본성이 텅 빈 세상을 잘 장엄하라.
환영과 같은 공양거리를 많이 장만하여
그림자와 같은 여래에게 공양 올리라.
참회는 죄가 본래 없는 줄을 알고 하며
법신은 영원하지만 오래 머물기를 권청하라.
회향은 얻을 것이 없는 줄을 알고 하며
누구에게나 복은 진여와 같지만 따라서 기뻐하라.
남을 찬탄하나 너도 나도 텅 비어 없는 것,
부처님과 중생이 평등함을 발원하고
그림자와 같은 법회에 예배하고 동참하여
도량을 거닐되 발은 늘 허공을 밟으라.
향을 사르되 생멸이 없는 이치를 잘 알고
경전을 독송하되 존재의 실상을 깊이 통달하라.
꽃을 뿌리는 것은 집착이 없는 이치를 나타내는 것이며
손가락을 튕기는 것은 번뇌를 버리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메아리와 같은 육바라밀을 행하고
허공 꽃과 같은 만 가지 덕행을 닦으라.
인연으로 생멸하는 성품 바다에 깊이 들어가
환영과 같은 법문에서 항상 노닐라.
본래 물들지 않는 번뇌를 맹세코 끊어
유심정토에 태어나기를 발원하라.
실제적인 이치의 땅을 밟고
얻을 것이 없는 관법의 문[觀門]에 출입하라.
거울에 비친 그림자와 같은 마군을 항복받으며
꿈속의 불사(佛事)를 크게 지으라.
환영과 같은 중생들을 널리 제도하여
적멸한 보리를 다 함께 증득하라.”
2016년 4월 15일
신라 화엄종찰 금정산 범어사
如天 無比
<출처:염화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