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님의 아들 라훌라***♣
부처님은 카필라 왕국의 태자로 태어나 모진 수행끝에 깨달음을 얻어 성자가 되었습니다.
그런 부처님에게는 태자 시절에 낳은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들의 이름은 "라훌라"였습니다.
라훌라는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라훌라는 나중에 깨달음을 얻어 성자의 반열에 오르지만,어린 시절에는 수행에 힘쓰지 않아
사원의 골칫거리였습니다.
성미가 거칠고 사나운데다 하는 말 또한 진실성이 없어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를
신뢰하지 않았고 또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은 라훌라를 불러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부터 조용한 사원으로 옮겨 가서 수행에 힘쓰거라.그리고 항상 말조심을 하고 생각을 한 곳에 모아
경전과 계율을열심히 배우거라."
라훌라는 부처님의 분부대로 조용한 사원으로 옮겨가 그곳에서 90일동안 수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허물을 뉘우치고 제대로 수행을 해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나쁜 버릇이 쉽게 고쳐지지 않아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처님께서 몸소 라훌라가 수행하고 있는 사원으로 오셨습니다.
라훌라는 부처님께 예배드린 뒤 의자를 내드렸습니다.
부처님은 의자에 걸터앉아 라훌라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라훌라야, 대야에 물을 떠다 내 발을 좀 씻어다오?"
라훌라는 재빨리 물을 떠다 부처님의 발을 씻어 드렸습니다.
잠시 후 부처님이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라훌라야, 발 씻은 이 물을 보아라. 이 물을 마실 수 있겠느냐?"
"발을 씻어 더러워진 물을 어떻게 마실 수 있겠어요? 갖다 버려야지요"
"그렇다, 더러워진 물은 다시 쓸 수 없다. 잘 듣거라.너도 그와 같다. 너는 비록 내 제자이고,
카필라 왕국의 왕손이며,또 세속의 영화를 버리고 출가하여 수행자가 되었지만,
요즘 보건대 수행을 너무 게을리 하고 있다.
또한 말조심을 하지 않을 분더러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에 빠져 네 마음이 마치 더러워진
물처럼 되었느니라."
부처님은 이어 말씀하셨습니다.
"대야의 물을 내다 버려라."
라훌라는 대야의 물을 버리고 왔습니다.
이에 부처님이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대야가 비었지만 거기에 음식을 담을 수 있겠느냐?"
"담을 수 없어요. 발을 씻어서 더러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너는 집을 떠나 수행자가 되었으면서도 여전히 말을함부로 하고 진실성이 적으며
또 수행에도 힘쓰지 않고 있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사람들이 너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마치 발 씻은 대야에 음식을 담을 수 없는 것과 같다."
부처님은 이때 갑자기 대야를 발로 걷어찼습니다.
대야는 떼굴떼굴 굴러가다가 한쪽 구석에 엎어졌습니다.
부처님이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라훌라야, 너는 혹시 저 대야가 깨어질까 걱정하지 않았느냐?"
"발 씻은 그릇이고 또 값이 싼 물건이라서 별로 걱정하지 않았어요"
부처님이 미소 지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너도 그와같다. 함부로 행동하고 거친 말과 나쁜 욕으로 남을 헐뜯는 일이 많으니까
사람들이 너를 아끼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 것이다. 즉 보잘것 없는 대야처럼 취급하는 것이다.
만일 너의 그 나쁜 버릇을 고치지 않는다면 너는 끊임없이고통과 근심 속을 헤매다 불행한 삶을 마치게 될 것이다."
라훌라는 부처님의 준엄한 말씀을 듣고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는 못된 버릇을 고치고 진정한 수행자가 되겠습니다."
라훌라는 부처님앞에 엎드린 채 진심으로 참회했습니다.
그 후 라훌라는 스스로의 잘못을 꾸짖으면서 부지런히 수행하여 성인의 반열에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라훌라는 부처님이 출가하지 전 태자로 있을 때, 아내 야쇼다라와의사이에서 낳은 아들입니다.
라훌라는 어린 나이에 부처님이 강제로 출가시킨 것으로 경전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당시 부처님의 교단에서는 하루 한끼 밖에 먹지 않았기 때문에 어린 라훌라가
배가 고파 자주 울었다는 기록이 역시 경전에 나옵니다.
그는 열두 살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집을 나와 최초의 사미승(어린스님)이 되었던 것입니다.
철없는 아이인데다 자기 할아버지는 카필라 왕국의 왕이고 아버지는 부처님이라서 그랬는지,
혹은 어른들만이 모인 교단이기 때문에나이 어린 그를 다들 귀여워해서 버릇이 없었든지,
어쨌든 그는 말썽꾸러기였습니다.
앞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처님과 라훌라 사이의 문답은 마치 할아버지와 어린 손자 사이에
자상하게 주고받는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그리고 부처님도 자기 아들 때문에 꽤 속을 썩었던 모양입니다.
자못 인간적인 동작으로 발로 대야를 걷어차면서까지 자식의버릇을 고쳐 주려고 애쓴 흔적이 보입니다.
물론 그 당시의 대야는 요즘처럼 양은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질그릇으로 된 대야였습니다.
요즘도 인도에는 토기로 만든 그릇이 흔합니다.
그래서 깨질까 놀라지 않았느냐는 표현도 나오는 것이지요.
라훌라는 그 후 크게 분발하여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한 자리를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또 남이 모르게 착한 일을 많이 한다고 해서 "밀행제일 "이라는 칭찬을 듣게 되었답니다.
-법정 스님이 들려주는 [참 좋은 이야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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