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어른'으로 존경받아온 두 종교인은 생전 종교의 벽을 허물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 큰 감동을 안겼다.
김수환 추기경은 1997년 12월14일 법정스님이 창건한 길상사 개원법회에 김 추기경이 방문해 축사했다.
98년 2월24일 명동성당 연단에 선 법정스님은 "김추기경의 넓은 도량에 보답하기 위해 찾아왔다"며 "
김 추기경이 선종하자 법정스님은 한 매체에 추모사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를 기고하기도 했다.
"첫 만남의 자리에서도 농담과 유머로써 종교간의 벽, 개인간의 거리를 금방 허물어뜨렸다.
또 "인간의 추구는 영적인 온전함에 있다. 우리가 늘 기도하고 참회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법정스님을 이 글 말미에
법정스님은 천주교 수녀원과 수도원에서도 자주 강연했고, 길상사 마당의 관음보살상 제작을 독실한 천주교신자

㈔맑고향기롭게는 네티즌들이 가려 뽑은 스님의 주요 어록을 공개하며 스님을 추모했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홀로 사는 사람들은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살려고 한다.
홀로 있다는 것은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고 자유롭고 전체적이고 부서지지 않음이다
--'홀로 사는 즐거움' 중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버리고 떠나기' 중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다.
나는 나답게 살고 싶다.
- '오두막 편지' 중
▲빈 마음, 그것을 무심이라고 한다.
빈 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 있으면 본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 있는 것이다.
- '물소리 바람소리' 중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
자신의 속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묻고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귀 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 '산에는 꽃이 피네' 중
▲우리 곁에서 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생명의 신비인가.
곱고 향기로운 우주가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잠잠하던 숲에서 새들이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는 것은 우리들 삶에 물기를 보태주는 가락이다.
- '산방한담' 중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전 존재를 기울여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 다음에는
더욱 많은 이웃들을 사랑할 수 있다.
다음 순간은 지금 이 순간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지금이 바로 이때이지 시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 '봄여름가을겨울' 중
▲길상사가 가난한 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요즘은 어떤 절이나 교회를 물을 것 없이 신앙인의 분수를 망각한 채 호사스럽게 치장하고 흥청거리는
것이 이 시대의 유행처럼 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풍요 속에서는 사람이 병들기 쉽지만 맑은 가난은 우리에게 마음의 평화를 이루게 하고
올바른 정신을 지니게 합니다.
이 길상사가 가난한 절이면서 맑고 향기로운 도량이 되었으면 합니다.
불자들만이 아니라 누구나 부담 없이 드나들면서 마음의 평안과 삶의 지례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1997년 12월14일 '길상사 창건 법문' 중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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