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생법♣
지난 여름 한 도반의 권유로 자연식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날마다 먹고 지내는 식생활에 대해 그 전에도 적잖은 반성을 한바 있었지만, 이번에는 내 자신의 식생활을 개선하기로 했다. 손수끊여 먹으면 그 개선이 어럽기 않기 때문이다.
칼슘의 적이라는 흰설탕부터 추방했다. 순전한 채식체질인 우리가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칼슘을 흰 설탕 때문에 빼앗겨서는 안될것 같아서이다.그리고 흰쌀의 재고마저 없애 버렸다. 그날로 장에 나가 조,수수,보리,콩,현미를 팔아 왔다.
부드러운 것에 질이 들린 혀는 거친 잡곡밥을 싫어하겠지만,그릇된 식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다. 잡곡밥은 많이 먹을 필요가 없다.백미의 절반만 먹으면 충분하다. 그 대신 꼭꼭 씹으면서 그 맛을 음미해야 한다. 그리고 찬이 별로 먹히지 않는다.
어쩌다 밖에 나가 그전처럼 흰밥을 먹으면 그렇게 싱거울수가 없다. 그리고 이내 배가 고프다.잡곡밥처럼 진기가 없는 모양이다.
그 전부터 될 수 있으면 간소한 식생활을 하고 싶었는데, 다시 자취를 하게 되니 그것이
가능 했다.아침은 부드럽게,점심은 재대로, 저녁은 가볍게, 이것이 내 식생활의 실상이다.
평생을 두고 내게 봉사해준 위장을 너무 혹사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먹는 일을 가지고 자랑하듯 드러내는 일은 결코 점잖은일이 아니다.적어도 우리네
전통적인 인습으로는. 그러나 자신의 실험을 통해서 이웃에게 널리 권장할만한 일이라면,
그 점잖치 않은일을 드러내어도 무방 할것 같다.
잡곡밥을 먹기전에는 끼니때가 조금만 지나도 허기가 져서 맥이 빼지곤 했는데,이제는 어쩌다 한끼쯤 걸러도 허기진줄을 모르고 지나간다. 식량자급이 안된 우리나라는 대풍이 들었다는 금년에도 10억불상당의 양곡을 외국시장에서 비싼값에 사들어야 한다. 그렇디 않아도 세계에서 셋째가는 채무국으로 위태로운 빚더미 위에서 흔들흔들하고 있는 우리경제 구조요. 빚 꾸러지 신세에 ,어떻게 남들처럼 잘 먹고 잘 입고 잘 쓸수 있겠는가.
독사와 금뱅이, 지렁이, 고양이까지 소위 건강식품이라 해서 수입해다 먹는 뻔뻔스럽고
음흉한 녀석들이 자기네만 즐기면서 오래 살겠다고 버티고 있는 세태이긴 하지만,
절대 다수의 가난한 이웃들을 생각한다면 좀 자숙할 수도 있어야 하지 않을가.
동서고금의 양생법을 보면 한결같이 검소한 식사를 권하지 기름지게 먹으라고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의 건강은 먹는것만으로 유지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건강을 유지 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마음의 안정이 우선 되어야 한다.몸이란 마음의 그람자와 같아서 아무리 값비싼 보약을 사시사철 먹는다 할지라도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그것은 오히려 독이 되고 만다.자기 마음은 다스릴줄 모르면서 잘먹고 거드럭 거리며 지내는 사람일수록 대개가 고혈압과 심장병, 당뇨같은 문명병을 앓고 있지 않은가.
마음을 안정시키려면 그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아야 한다.분수밖의 탐욕이 우리들 마음을 산산히 흩트려 놓는다. 외부로만 향했던 시선을 안으로 거드어 들일수도 있어야 한다.밖으로 쳐다만 보지 말고 안으로 들여다 볼때 자기 분수를 가늠할 수 있다.
휴전선사의 <선가귀감>에 이런 말이 있다.
'수본진심 守本眞心제일정진第一精進'. 즉 자기 자신의 특성을 마음것 드러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인 존재로써 그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그런데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의 특성은 묻혀둔채 자꾸만 남을 닮으려고 한다. 이것은 오늘의 교육제도와 사회적인 인습에도 문제가 있지만 ,자신을 망각한 그사람 자신에게 보다 큰 허물이 있을 것이다. 자기 특성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어떤 일에 전념할 때 우리들의 마음은 온갖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 가장투명하고 평온해진다.
둘재로 ,우리들의 건강을 유지 하려면 즐겁고 명랑한 생활을 해야 한다.즐겁고 명랑한 생활이 곧 삶의 리듬이요,무게다.즐거움이 없는 곳에서는 진정한 삶도 있을 수 없다.
우리들은 스스로 즐거움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왜냐하면 이 세상 자체가 즐거움이 있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울적 할때에는 노래를 한번 불러보라. 막혔던가슴이 조금씩 열릴 것이다. 그래도 안되면 심호흡을 몇차레하고 나서 방안을 쓸고 닦는청소라도 해보라.마음에 긴 먼지와 때가 함께 벗겨지고 그 자리에 맑은 바람이 감돌고 따뜻한 햇살이
비칠 것이다.
무엇이든지 마음의 본성에 따른 행동은 즐겁고 그에 거슬린 짓은 즐겆지 않음을 알수 있다. 기왕에 내 인생을 내가 살 바에야 즐겁고 명랑하게 살아야 한다.그래야 사는일 자체가 가치 있고 소중하다, 즐겁고 명랑한 자리가 아니면 먹는 음식도 소화되지 않는다.
끝으로 ,우리들이 건강을 유지하려면 올바른 식사를 해야한다. 올바른 식사란,기름진 식사가 아니라 합리적인 식사를 말한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될수 있으면 가공하지 않은 자연식을 섭취하는것이 바람직하다. 가공식품을 개발하여 그걸 즐기던 서양인들이 요 근레에 와서는 그네들 자신이 자연식품을 개발, 애용하고 있지 않은가.부드럽고 달콤한 것에 길이 든 우리들의 혀를 심신의 건강을 위해 오염되지 않은 자연으로 인도해 주어야 한다.마음의 안정이나 즐겁고 명랑한 생활에는먹는 음식이 중요한 작용을 한다.
우리들이 그대 그때 먹고 마시는 것들은피가 되어 신경조직을 유지하기 때문에 음식은 정신작용에 중요한 영양을 끼친다. 그러니 어떤 성질의 음식을 먹느냐 하는 문제는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 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일반적으로 육식동물은 포악하고 거칠다. 그러나 초식동물은 선량하고 온순하다. 이상한 고집이겠지만, 나느 사람을 대 할때 그가 식물성적인 인간이냐 동물성적인인간이냐로 가른다. 맑고 투명한 사람은 가까이 하고 싶지만, 탁하고 불투명한 사람과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 뒤곁에서 툭툭 꿀밤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또 가을이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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