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과 출세간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말미암아 근심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 때문에 걱정한다.
소 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이미 밥도 지었고우유도 짜놓았습니다
마히 강변에서 처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내 움막은 이엉이 덮이고방에는 불이 환히 켜졌습니다
그러니 신이여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부처님)은 대답하셨다.
"나는 성내지 않고마음의 끈질긴 미혹迷惑도 벗어버렸다
마히 강변에서 하룻밤을 쉬리라
내 움막은 드러나고탐욕의 불길은 꺼져버렸다
그러니 신이여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 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모기나 쇠파리도 없고소들은 늪에 우거진 풀을 뜽어먹으며
비가 와도 견뎌낼 것입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은 대답하셨다.
"내 뗏목은 이미 잘 만들어졌다거센 흐름에도 끄떡없이 건너
이미 저쪽 기슭에 이르렀으니이제는 뗏목이 소용없다
그러니 신이여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 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내 아내는온순하고 음란하지 않습니다
오래 함께 살아도항상 내 마음에 흡족합니다
그녀에게 그 어떤 나쁜 점이 있다는 말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은 대답하셨다.
"내 마음은
내게 순종하고 해탈해 있다오랜 수행으로 잘 다스려졌다
내게는그 어떤 나쁜 것도 있지 않다
그러니 신이여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숫타니파타 18~23>
악마 파피만이 말했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말미암아 기뻐하고소를 가진 이는 소로
말미암아 기뻐한다사람들은 집착으로 기쁨을 삼는다
그러니 집착할 데가 없는 사람은기뻐할 건덕지도 없으리라."
스승은 대답했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말미암아 근심하고소를 가진 이는 소 때문에 걱정한다
사람들이 집착하는 것은 마침내 근심이 된다
집착할 것이 없는 사람은근심할 것도 없다."
<숫타니파타 33~34>
'내 자식이다' '내 재산이다' 하면서어리석은 사람은 괴로워한다
제 몸도 자기 것도 아닌데어찌 자식과 재산이 제 것일까.
<법구경 62>
'무소유無所有란 우리가 오늘 필요로하지 않는 것을 간직해 두지 않는 것.'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사람들은 내 것이라고 집착한 물건 때문에 근심한다
자기가 소유한 것은 영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세상 것은 모두 변하고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집에 머물러 있지 말아라.
<숫타니파타 805>
내 것이라고 집착하여 욕심부리는 사람은걱정과 슬픔, 인색함을 버리지 못한다
그러므로, 안온함을 얻은 성인들은소유를 버리고 떠난 것이다.
<숫타니파타 809>
그대가 소유하고 있는 것을 버리고 모든 속박에서 그대 자신을 해방시키라.
그리고 존재하라. 누구의 말을 빌릴 것도 없이,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풍성하게존재하는 것이어야 한다. 더욱 적게 가질수록 더욱 사랑할 수 있다.
"이 세상에서사람에게 으뜸가는 재산은 무엇입니까
어떠한 선행이 안락을 가져옵니까
참으로 맛 중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을최상의 생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이 세상에서는 믿음이 으뜸가는 재산이다
덕행이 두터우면 안락을 가져오고진실이야말로 맛 중의 맛이며
지혜롭게 사는 것이최상의 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숫타니파타 181~182>
나는 왕자의 지위를 문틈에 비치는 먼지처럼 보고, 금이나 옥따위의 보배를 깨진 기왓장처럼 보며,
비단옷을 헌 누더기같이 보고,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를 한 알의 겨자씨같이 본다.
열반을 아침저녁으로 깨어 있는 것과 같이 보고, 평등을 참다운 경지로 보며,
가르침을 펴는 일은 사철 푸른 나무와 같이 본다.
<사십이장경>
황금이 소나기처럼 쏟아질지라도사람의 욕망을 다 채울 수는 없다
욕망에는 짧은 쾌락에많은 고통이 따른다.
<법구경 186>
정욕보다 더한 불길은 없고성냄보다 더한 포박은 없으며
어리석음보다 더한 그물은 없고망집妄執보다 더한 강물은 없다.
<법구경 251>
성인은 아무것에도 머물지 않고사랑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또 슬픔도 인색함도그를 더럽히지 않는다
마치 연꽃잎에 물이 묻지 않는 것처럼.
<숫타니파타 811>
그는 세상에서 가진 것이 없다
또 무소유를 걱정하지도 않는다
그는 모든 사물에 이끌리지 않는다
그는 참으로 '평안한 사람' 이라 할 만하다.
<숫타니파타 861>
불교 사상을 종합해보면, 출가 수행승들에게는 철저한 무소유를 강조했으면서도
일반 신자들에게는정당한 노력으로 부를 이루라고 한다.
그리고 그 부를 널리 베풀라고 한다. 사회적인 생산물은사회의 공유共有에 환원하라는 뜻이다.
진종일 망연히 앉았노라니 하늘이 꽃비를 뿌리는구나
내 생애에 무엇이 남아 있는가표주박 하나 벽 위에 걸려 있어라.
-함월 <표주박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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