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학의 울음이 부처 말씀 _ 월파대사

qhrwk 2025. 10. 30. 07:51

 

학의 울음이 부처 말씀 / 월파대사


三聖庵名萬古香   [삼성암명만고향] 
登臨此日捲雲晴   [등림차일권운청] 
松琴瑟瑟添詩興   [송금슬슬첨시흥] 
澗曲潺潺倍道情   [간곡잔잔배도정] 
入定禪僧塵慮靜   [입정선승진려정] 
探眞騷客世心淸   [탐진소객세심청] 
若能了得天眞理   [약능료득천진리] 
鶴려猿啼摠佛聲   [학려원제총불성]

 

 

삼성암이란 이름, 만고에 향기로워 
오른 이날 구름도 걷혀 기이하다 
살랑살랑 솔 거문고 시흥을 돋우고 
찰랑찰랑 시내 곡조 道의 정을 더하다 
선정에 든 선승은 속세의 상념 조용하고 
진리탐구 시인도 세속 마음 맑아지다 
자연의 진리 알아 깨달을 수 있다면 
학 울음, 원숭이 휘파람 모두가 부처 소리.
 

월파대사의 시이다. 
‘삼성암의 운을 따라(次三聖庵韻)’지은 시이다. 
비록 다른 사람의 시운에 따라 지은 시지만, 
작자 자신이 삼성암의 풍경을 창작하고 있는 시이다. 

누구나 산에 가면 산을 노래하고 강에 가면 강을 노래하는 것이지만, 
그 노래의 내용은 자신의 처지나 상상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게 볼 때 이 시는 스님으로서 자연을 보는 안목을 
대변한 듯한 인상을 갖게 한다.
삼라만상의 자연경관이 모두 시흥이요 도정이라는 것이다. 
산들산들 부는 솔바람이 바로 거문고이고, 찰랑찰랑 이는 
시내의 물소리는 거문고의 곡조이다. 

이것은 인위적인 어떤 음악으로도 비교될 수가 없는 참된 가락이다. 
이를 일러 자연의 소리(天뢰)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저절로 이는 것이 시흥이고 이것이 그대로 
언어문자로 나타날 때 詩가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잡념을 끊는 것이 선사로서의 서정이요,
자연 진리로 보며 세속과 거리를 두어 보려는 것이 시인묵객의
탈속이다.

그러기에 선승에게는 생각이 끊기고, 시인에게는 마음이 맑아진 것이다. 

이것이 모두 천진한 자연의 이치이니 이러한 이치를 깨닫고 나면, 

부처의 말씀이나 소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학의 울음이나 원숭이의 휘파람이 그대로 부처의 말씀인 것이다.  
 
이렇듯 스님들은 자연의 여여한 실상에서 선리를 보고
그 선리 속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있다.
그러니까 스님들의 시는 이 부처님의 말씀을 대변한 셈이고,
선시란 진여의 실상을 여실하게 표현하면서
그것이 바로 심오한 불이의 드러냄이라 하겠다.
이 시는 그러한 소식을 전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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