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철의 고시조★━
나무도 병이드니 정자라도 쉴이 없다
호화히 섰을때는 올이갈이 다쉬더니
잎지고 가지 꺾은후는 새도 아니 앉는다
나무도 병이 들면 정자나무라도 그 그늘 밑에서 쉴 사람이
없구나. 나무가 무성하여 호화롭게 서 있을 때 오는 이
가는 이 다 쉬더니 잎이 떨어지고 가지가 꺾인 후에는
새 마저도 앉지 않는구나
세상인심을 잘 보여주는 글이다. 권력과 명예를 쫓아서
움직이는 사람들에 대해서 탄식하고 애석해하는 그러면서
권력이나 명예의 무상함을 풍자하고 있다. 신의나 도덕이 점차 묻혀져 가는 오늘의 우리들이 되새겨 보고 음미해
봐야 할 시조가 아닌가 싶다.
새원 원주되어 시비를 고쳐닫고
유수청산을 벗삼아 던졌노라
아이야 벽제에 손이라거든 날 나갔다 하여라
신원의 원주가 된 뒤 사립문을 다시 닫고, 흐르는 물과
푸 른 산을 벗삼아 내몸을 그 속에 맡겨 버렸노라 아이야
만일 벽제를 거쳐서 오는 손님이 와서 나를 찾거든
나 갔다고 일러라
* 새원(新院) : 고양군에 있는 원
* 시비(柴扉) : 사립문
* 벽제(碧蹄) : 고양군에 있는 역원(驛院)
이 시조는 신원의 院主(원주)로 있을 때 지은 3연의 연시조 중에서 마지막 연이다. 원주라는 직책보다는 자연을
벗삼아 생활하면서 사람들과 만나기를 꺼려했던 작자의
심경을 노 래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