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나는 중이 되지 않았으면 목수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일용에 쓰일 물건을 만드기 위해 연장을 가지고 뚝딱거리고 있으면 아무 잡념도 없이 즐겁기만 하다.
하나하나 형성되어 가는 그 과정이 또한 즐겁다.
몇칠 전에도 아궁이에 재를 쳐내는 고무래를 하나 만들었다.
전에 쓰던 것이 망가져 다시 만든 것이다.
톱으로 판자를 켜고, 나무단에서 자루감을 찾아 알맞게 다듬고 똑딱독딱 못을 박아 완성해 놓았다.
시험삼아 새 고무개로 재를 쳤더니 고래가 훤히 들여다 보이도록 아궁이 속이 말끔해졌다.
아궁이에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어야 불도 잘 들인다.
고무래같은 걸 시장에서 팔지도 않지만 만약 그걸 돈주고 사다 쓴다면, 손수 만들 때의 그 즐거움은 누리지 못할 것이다.
내가 처음 불일암에 들어가 만든 의자는 20여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말짱하다.
장작더미 속에서 쓸만한 참나무 통장작을 고르고 판자쪽을 잇대어 만든 것인데, 사용중에 못이 헐거워져 못을
다시 박은 것 말고는 만들 때 그대로다.
그때 식탁도 함께 만들었는데 몇 차레 암주가 바뀌더니 지금은 눈에 띄지 않는다.
산중에는 재료로 쓰이는 나무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제목의 크기와 생김새에 따라그에 맞도록 만들 수 밖에 없다.
큰절 헛간에서 굴러 다니던 밤나무 판자를 주워다가 대패로 밀고 톰으로 켜서 맟추어 놓은 폭이 좁은 서암은 지금도
그 암자의 큰방에서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중 노릇과 목수일을 간단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순수하고 무심하기로 말한다면 중노릇보다 목공일 쪽이 그 창조의
과정에서만은 훨씬 앞서 갈 것이다.
사람끼리 어우러지는 중 노릇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중생 놀음'이 끼어들기 때문이다.
사람은 참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서 자신이 지닌 잠재력을 발휘하고,삶의 기쁨을 누려야 한다.
세상에는 여러종류의 직업이 있다.
그러나 그 일이 참으로 좋아서 하는 직업인이 얼마나 될까?
대개는 그 일이 좋아서, 그리고 하고 싶었던 일이어서가 아니라, 수입과 생활의 안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경우가
허다하다.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일에 애착도 지니지 않고 책임감도 느끼려 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일과 사람이 겉도는 불성실한 직업인이 될 수밖에 없다.
사람이 일을 하지만 그 일에 흥미가 없으면 일과 사람은 하나가 될 수 없다.
자신이 하는 일에 흥미를 가지고 책임을 느낄 때 사람은 그가 하는 일을 통해서 사람이 되어 간다.
한눈 팔지 않고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하는 장인들은 그 일에 전 생애를 걸고 있다.
그들은 보수에 넋을 팔지 않고 자신이 하는 그 일 자체에서 삶의 의미와 기쁨을 순간 순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55세 혹은 60세가 되면 지장에서는 그만 쉬라는 정년을 맞는다.
그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직장에는 정년이 있지만 인생에는 정년이 없다.
흥미와 책임감을 지니고 활동하고 있는 한그는 아직 현역이다.인생에 정년이 있다면탐구하고 창조하는 노력이
멈추는 바로 그 때다.
그것은 죽은과 다름이 없다.
타율적으로 관리된 생활 방식에 길들여지면 자율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선하고심화시킬 그 능력마저 잃는다.
자기가 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그는 하루하루마모 되어 가고 있는 기계나 다름이 없다.
자기가 하는 일에 자신의 인생을송두리째 걸고 인내와 열의를 다하는 사람만이 일의 기쁨을 누릴수 있다.
이런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 옛날 장원의 영주가 자신이 고용하고 있는 젊은 정원사가 땀을 흘리면서 부지런히 정원 일을 하는 것을 보았다.
걸음을 멈추고 살펴보니 정원을구석구석 아주 아름답게 손질 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젊은 정원사는 자기가 관리하는 나무 화분마다 꽃을 조각하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런 광경을 목격한 영주는 그 정원사를 기특하게 여겨 그에게 물었다.
"자네가 화분에다 꽃을 조각한다고 해서 품삯을 더 받을 것도 아닌데. 어째서 거기다가 그렇게 정성을 기울리는가?"
젊은 정원사는 이마에 땀을 옷깃으로 닦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이 정원을 몹시 사랑합니다. 내가 맡은 일을 다 마치고 나서 시간이 남으면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이
나무통으로 된 이 화분에 꽃을 새겨 넣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일이 한없이 즐겁습니다."
이말을 들은 영주는 젊은 정원사가 너무 기특하고 또 손재주도 있는 것 같아 그에게조각 공부를 시킨다.
몇 년 동안 조각 동부를 한 끝에 젊은이는 마침내 크게 이룬다.
이 젊은 정원사가 뒷날 이탈리아 르네상스기 최대의 조각가요,건축가이며,화가인 미켈란 젤로 그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열의와 기쁨을 가지고 품삯과는 상관도 없이 아룸다움을 만들어 간 것이다.
그는 화분의 나무통에 꽃을 아름답게 조각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이다.
5분이나 10분만 더 일을 하면 마저 끝낼 일을 시간이 됬다고 해서 연장을 챙겨 떠나는요즘의 야박하고 약삭빠른 일꾼들
눈으로 보면, 그 젊은 정원사는 숙맥이요, 바보로 보일 것이다.
자신의 일에 애착과 책임을 가지고 기꺼이 땀 흘리는 이런 사람이야말로우리 사회에서는 높고 귀한 존재다.
당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라.
그일에 전심전력을 기울리라.
그래서 당신의 인생을 환하게 꽃피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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