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법정)

무소유 삶 3.맑고 향기로운 사람들-자연은 인간의 뿌리

qhrwk 2022. 7. 6. 23:19

♣자연은 인간의 뿌리♣

법정은 1970년대 초반 서울 강남봉은사 인근부지를 매각한 종단 정책에 반대한 뒤부터 종단 일에는 연을 끊고

살아 왔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법정은 집중적으로 연구한 종단의 다른 스님의 말을 빌자면 당시 법정 스님은 이청담 종정을 향해

" 강남 봉은사 땅을 참세가 쉴 수 있는 땅조차  남기지 않고 팔아먹은 자" 라며 맹비난했다고 한다.

자연에 홀로 있기를 좋아하고 자연과 더불어 종교를 비롯한 세상을  읽는 법정에게 있어 자연은 자신의 뿌리다.

그는 불일암 시절에도 지인에게서 온 편지 내용에 지리산 노고단까지도로를 놓기 위해 자연이 파헤져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이나 가슴 아파했었다.

자연에 대한 그의 애정은 점점 깊어져 1990대에 이르러서는 하나의 사상으로 정립되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는 주고받는 관계 속에서 그 생명을 유지해 간다. 뿌리는 대지로부터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그 보상으로 꽃과 열매로써 대지에 되돌려 준다.... 낮은 밤이 받쳐주기 때문에 밝고, 밤은
낮이 비워주기 때문에 그자리에 어둠을 이룬다...물질만능의 덪에 걸린 현대의 우리들은 무지 때문에 지구 곳곳에서

그 우주질서와 순환의 법칙을 깨뜨리고 있다. 오늘날 심각해지고 있는 생태학적 위기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대지로부터 빼앗기만 하지 아무것도  되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이래서 대지는 서서히 불모의 땅이 되어

가면서 죽어간다. 이 지구가 죽어가고 있다면 우리 안에 있는 인간의 대지도 또한 죽어간다.
 왜냐하면 인간은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지구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1991년6월19일 천주교의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주최한' 창조질서 보존과  완성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 법정은

'파괴되는 자연앞에 종교를 떠나 힘을 모으자'는 이날의 취지로 김수환 추기경이 기조연설을 하자 이어서 단상에
오르기도 하는 등 평소 자연에 대한 부리 깊은 애정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만큼 환경문제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수돗물에서 독극물이 검출되는 등 당시 한국의 환경은 이미 상당부분 파괴되어 있었다.
 법정의 환경과 생태에 대한 관심은 단순히 관심이 아니라 분석과 연구다.
물론 그의 생각은 일상에서 시작된다. 

강원도 오두막에서의 일상을 잠시 들려다 보자.

"차를 마시고 난 지꺼기를 찻잔을 씻은 물과 한께 버리지 않고 오지 그릇에 담아 두었다가 한참 식힌 뒤에  

암갈색으로 울러난 그 물을  한 닷새에 한 번꼴로 서너 숟갈씩 화분에 주면 난은 아주 좋아라 한다.

윤기가 도는 그 청정한 잎을 보면 난의 마음을 이내 알아차릴 수 있다...
식물에도 마음이 있느냐고? 

암,있고 말고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에는 저마다 형태가 달라서이지 靈영이,그 마음이 깃들어 있다.

산 것과 죽은 것의 구분은 영이 깃들어 있느냐 나가버렸느냐에 달렸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우리 기준으로만 속단하기 쉬운데,인간은 이 무변광대한 우주의
큰 생명체에게서 나누어진 한 지체라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겨울의 추위와 폭설에 갇혀 굶주리는 야생동물들을 위해 관계기관에서는

가끔 먹이를 뿌려 주는 일을 한다. 그런 소식을 전해 들을 때마다 아주 흐뭇하다.

각박한 새태에 사람의 따뜻한 마음씨가 들짐승에게까지 미치는가 싶으니 실로 고맙고 기특하고 뿌듯하다.

엣말에도 어진 정치를 펴면 그 덕이 짐승들에게까지 미친다고 했다.'''

이와 같이 흐뭇한 선행이 있는 다른 한쪽에서는 사냥꾼과 밀렵꾼들에 의해  애생동물들이 무참히 죽어가고 있다.

대낮의 사냥만으로 모자라 한밤중에까지 차를 몰고 다니면서 해드라이트를 밝히고 총질을 하는 장면을 우리는

보도를 통해서 보고,또 산촌 사람들에게서 직접 듣는다. 전국의 산과 들에서 자행되고 있는 섬뚝한 살육이다."

애생동물들의 삶에 대한 깊은 고민은 이내 우리가 마시는 물 문제로 이어진다.
"불과 20년 전만 하도라도 우리가 마시는 식수는 오늘처럼 그렇게 오염되지는 않았었다.

우물에서건 수도꼭지에서건 마음 놓고 물을 마실 수 있었다.그렇다고 해서 그때 식수 관리에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뜻있는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명했지만 산업화와 소득 증대에만 눈이 멀어  관계 당국에서는 아예

귀담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어디 그 뿐인가.

환경론자들은 마치 체체에 도전하는 반체체 인사로 몰아붙였었다.''

 

''그때 앞날을 걱정하는 전문가들의 말에 귀를 기울려 미리 대비했더라면, 오늘 같이 심각한 식수문제는 불러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 가래로 막았으면 됐을 것을 이제는 어떻게 손을 쓸 수 없게 되지 않았는가."

법정은 환경문제의 핵심에는 결국 체제와 제도의 문제라고도 했다.
자본주의 체제는 무한 경쟁체제이다. 하긴 급속도로 발전해온 우리나라는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도경쟁이 더 심한 곳이다. 법정은 자본주의체제가 갖고 있는 야만성에 촉각을 맞췄다.

"인간의 착취와 존재의 상품화뿐 아니라, 모든 생산의 토대가 되어 있는 자연을 허물고 파괴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생산체계 그 자체가 바로 자본주의 야만성이다.''

''자연으로부터 물과 석탄과 석유,철광석,목재, 석회석 등 낱낱이 그 종류를 들출 것도 없이 무수한 자연원을 끝없이 

채취한다.그러고 나서 환경을 오염시킨다. 이래서 자연은 날로 무너져 간다.


여기에 곁들여 우리들의 대량 소비 체재도 그 야만성을 한 몫 거들고 있는 셈이다. 

오늘날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 환경과 오염과 자연의 파괴는 생산성과 효률성을 위한 재물이다. 

이름바 서구식 개발의 신화가 불러드린 재앙이다. 

무엇을 위한 개발이며,누구를 위한 개발인가를 거듭거듭 물어야 한다. 

묻지 않고는 그 해답을 끌어낼 수 없다."

경쟁과 개발로 국민을 몰아 세우는 정부도 그의 앞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세계화를 국정 목표로 네세우고 있는 정부에서는 물량의 국제경쟁력에만 관심을 기울린 나머지 자칫 삶의 가치를 

소홀히 하거나 삶의 터전인 자연을 개발이라는 이름아래 더 이상 학대하지 말았으면 한다.

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무시하고 사람이 살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자연의 은덕에 보답하는 지혜를 펼쳤으면 한다.''

'' 우리가 다시 가난을 배워야 할 때가 온것 같다. 분수밖의 것에 탐욕을 부리지 않고 '자기 그릇'에 만족하여
꿋꿋하게 살던 그 맑은 가난의 정신이 살벌하고 비정한 이 시대에 사람의 자리를 지켜줄 것이다. 

마음이 가난한자는 복이 있나니'''

'환경과 생태에 관한 문제의식이 싹튼 것이 바로 '맑고 향기로운'의 모태가 되었다면지나친 억측일까.환경에는 인간과 

인간 관계도 모두 포함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