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2 30

가을 산 밖에는 성근 비 내리고

※ 청대(淸代) 화가 책계창(翟繼昌)의 가을 산 밖에는 성근 비 내리고踈雨秋山外소우추산외가을 산 밖에는 성근 비 내리고斜陽古樹邊사양고수변늙은 나무 가지에 석양이 비친다.暮天孤雁響모천고안향저문 하늘에 외로운 기러기 울음소리何事客愁牽하사객수견무슨 일로 나그네의 근심을 당겨 주는가?가을이 되면 객지에 가서 사는 사람들에게 고향생각이 일어난다고 한다.아무래도 가을은 생각나는 것이 많은 계절인가 보다. 그래서 사색의 계절이라고불러왔는지 모른다.조선조 영조 때의 허정법종(虛靜法宗1670~1733) 스님은 시를 잘 짓는 시승(詩僧)으로이름이 높았다. 뿐만 아니라, 화엄의 원돈법계설(圓頓法界說)을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스님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의 시문(詩文)을 수록해 놓은 허정집(虛靜集)에 고향을생각한다는 사향(思..

텅 빈 태허공에 한없이 쌓였어도

※ 청대(淸代) 화가 왕학호(王學浩)의 텅 빈 태허공에 한없이 쌓였어도一太空間無盡藏일태공간무진장텅 빈 태허공에 한없이 쌓였어도寂知無臭又無聲적지무취우무성고요히 아는 그건 냄새도 없고 소리도 없다네.只今聽說何煩問지금청설하번문지금 듣고 말하는 게 그것인데 번거로이 왜 묻나?雲在靑天水在甁운재청천수재병‘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병에 있다.’하지 않았던가?사명대사(四溟大師) 유정(惟政:1544~1610)은임진왜란 때 전쟁의 와중에서 많은 고뇌를 하면서도 큰 활약을 하였다.그의 문집에는 전쟁의 참상을 그린 시도 많이 전해진다. 그는 스승 서산대사의 뜻과 임금 선조의 명을 받들어 구국의 선봉장에서 맹활약을 하였다. 일본에 건너가 전쟁 포로를 환송해 온 일 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일본에 갔을 때 도꾸가와 이에야스..

범종도 잠이 든 깊은 밤 삼경에

※ 도냉월(陶冷月)의 (1948年作) 범종도 잠이 든 깊은 밤 삼경에寂寞鐘梵夜三更적막종범야삼경 범종도 잠이 든 깊은 밤 삼경에 落葉隨風作雨聲낙엽수풍작우성낙엽이 바람 따라 빗소리를 내어서. 驚起拓窓淸不寐경기척창청불매놀라 일어나 창을 여니 잠은 달아나고滿空秋月正分明만공추월정분명하늘 가득 가을 달이 눈이 시리도록 밝구나.선심禪心에 잠겨 가을밤의 풍경을 그려 놓았다. 산당정야山堂靜夜의 깊은 밤에 바람에날리는 낙엽 소리가 비오는 소리처럼 들린다. 그 소리 들으니 정신이 더욱 맑아져 금새잠이 달아나 버린다. 창문을 밀치고 밖을 내다보았더니 온 산을 비추고 있는 하늘의 달이 눈이 시리도록 밝다.가을밤의 이 전경이 내 마음속..

秋晩出惠化門(추만출혜화문) - 정대식(丁大寔). 조선시대 시인

秋晩出惠化門(추만출혜화문) - 정대식(丁大寔). 조선시대 시인小靑門外市塵空소청문외시진공소청문밖으로 나서니 혼잡한 거리 조용하고驢背斜陽艶艶紅려배사양염염홍나귀 등에 지는 햇볕 반들반들 붉게 비치네野菊溪楓霜意近야국계풍상의근들국화와 단풍에 서리 내릴 뜻이 가깝고十分秋色畵圖中십분추색화도중넉넉한 가을풍경은 그림 속에 있구나

秋思(추사) - 장적(張籍;768-830)

秋思(추사) - 장적(張籍;768-830)洛陽城裏見秋風낙양성리견추풍낙양성 안에서 가을 바람 맞으니,欲作家書意萬重욕작가서의만중집에 편지를 쓰고자 하나 생각은 만 겹이라復恐悤悤設不盡부공총총설부진바삐 쓰다보니, 사연을 다 쓰지 못했을까 다시 염려되어行人臨發又開封행인임발우개봉행인이 길을 떠나기 앞서 또 뜯어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