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 흙방을 만들며 올 봄에 흙방을 하나 만들었다. 지난해 가을 도자기를 빚는 이당거사利堂居士의 호의로 흙벽돌을 미리 마련해 두었다가 산골에 얼음이 풀리자 실어왔다. 4월 꼬박 방 한 칸 만드는 일에 골몰했다. 산 아래 20리 밖에 사는 성실한 일꾼 두 사람과 함께 일을 했다. 이전까지 나뭇광으로 쓰던 자리에다 방을 들였는데, 이번에는 아궁이를 기존의 방향과는 정반대로 자리를 잡았다. 새로 만든 방의 위치도 위치지만 어떤 바람에도 방 하나만은 군불을 지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나는 이곳에 와 살면서 거센 바람 때문에 군불을 지피는데 너무 애를 먹어왔기 때문이다. 내가 그동안에 겪어 온 경험과 두뇌회전이빠른 일꾼의 솜씨로 이번에 만든 방은 불이 제대로 들인다. 나는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