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법문을 알아듣지 못하면 자기가 노력을 해야 한다

qhrwk 2022. 2. 26. 06:38


 
내가 조금 할 말이 있는데,

내가 흔히 상당법문을 하면, "자꾸 우리가 알아 들을 수 없는 이런 말만 하니, 도저히 이게 딱하니까, 
좀 알아들을 수 있게 해 달라." 이런 요청이 많이 들어옵니다.

나는 언제든지 청천백일로 다 알 수 있고, 누구든지 다 볼 수 있고, 누구든지 다 들을 수 있는 이런 법문을 했지, 
조금도 남이 알아들을 수 없는 법문을 한 일이 없다 그말이야!

만약 이 법문을 알아듣지 못했다면 그 사람의 귀가 어둡더라 그말이야. 귀 어두운 사람이 어떻게 해서든지
귓병을 낫게 해서 귀를 뚫을 작정을 하지 않고, 눈 어두운 사람이 보지를 못하면 무슨 수를 하던지 눈을 뜨고
물건을 보려는 이런 노력은 하지 않고, 자꾸 귀 어두운 사람이 '내가 안 들리니 듣게 해 달라.', 
눈 먼 사람이 '날 보게 해 달라.' 이건 참 딱하다 그말이야. 딱해!

 

이전 스님네가 늘 하신 말씀에 어떤 말씀이 있느냐면,

 '나는 우리 스님의 도덕을 중히 여기지 않는다. 다만 나를 위해 설파하지 않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골수법문을 하고 절대 그걸 해석을 하지 않은 것을 귀하게 생각한다.'

왜 그러냐면, 해석을 하면 그 사람이 해석하는 거기 떨어져갖고 영원히 깨치지 못한다 이말이야. 
깨치지 못해서 제 귀로 듣고, 제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없다 그 말이야.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노력해서 제 귀로 듣고 제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기 위해서 공부만
열심히 시킬 뿐이지, 해석을 하지는 않습니다. 해석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나도 어떤 사람이 무슨 청을
하던지 간에 해석은 안합니다.


오늘도 지도교사 한 사람이 "스님! 오늘은 대학생들 상대니까 좀 알아듣도록 해 주세요." 하기에 
"내가 언제 못 알아듣도록 하더냐 말이야? 나는 못 알아듣도록 한 말이 한 말이 없어!" 이러고 말았습니다.

 그런 말이 있고 해서 내가 이런 군더더기 소리를 좀 하는데, 이 법문을 확실히 알려면 눈 감고 귀 막고는
안된다 말이야. 안돼. 눈을 번쩍 뜨고 귀를 뚫을 것 같으면 이 시방세계 이대로가 광명천지고 말이여, 
시방세계 이대로가 무진법문이 아닌 게 없다 말이야.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귀을 막고 눈을 막고 앉아서
듣기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을 하냐 이것이야.


내가 열흘 동안을 쓸데없는 소리를 많이 했는데, 결국 어디 가서 귀착이 되느냐 하면, 우리가 개개인이
다 영원한 생명 속에 무한한 능력을 가졌더라. 영원한 생명 속에 무한한 능력을 가진 이것을 개척할 것
같으면 다 부처도 될 수 있고 조사도 될 수 있어서 참말로 시방세계를 갖다가 내집같이 돌아다니면서
일체 중생을 위해서 영원히 살 수 있다 입이 아프도록 이렇게 말했거든. 

그러니까 이걸 등한히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본시 가지고 있는 영원한 생명 속에 있는 무한한 능력을
하루 속히 얼른 개발을 해야 된다 이말이야. 이것을 개발하려면 화두를 자나깨나 잊지말고 부지런히
참구해서 화두를 바로 알아야지, 화두를 바로 알기 전에는 눈도 뜰 수 없고 귀도 뚫을 수 없고 이 법문도
바로 들을 수 없다 이말이야. 그러니까 우리가 화두를 부지런히 하고 화두 깨치는 여기에 총 회향을 해야 한다
이것이라. 그럼 객담은 이만하고 마칩니다.


(성철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