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말씀

[마음으로 읽는 부처님 말씀] 애욕의 강물을 건너간 성자

qhrwk 2024. 7. 13. 06:51

 

 

[마음으로 읽는 부처님 말씀] 애욕의 강물을 건너간 성자

불꽃처럼 타오르는 애욕은 수행자를 옭아매는 함정…
이성.규율로는 통제 곤란 지관수행으로 범행 닦아야

부처님이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난타비구가 환속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들렸다. 
부처님은 난타를 불러서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대는 어찌해서 법의(法衣)를 벗고 세속으로 돌아가려 하는가?” 
“저는 이성에 대한 욕망이 불꽃처럼 일어나 견딜 수 없나이다.”
“난타여. 대개의 사람들은 주색(酒色)에 대한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만족할 줄 모른다. 그 결과 수행을 망치게 된다. 
그러나 두 가지를 잘 억제하고 범행을 닦으면 번뇌가 없는 과보를 
얻게 되리라. 마치 지붕을 촘촘하게 엮으면 비가 새지 않는 
것처럼 범행을 닦으면 음욕과 성냄이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난타비구는 부처님의 말씀을 마음으로부터 승복하지 않았다. 
이를 알아챈 부처님은 난타를 데리고 원숭이들이 사는 
향산(香山)의 바위굴로 갔다.

“이곳의 애꾸눈 원숭이와 너의 아내 손타리와 비교하면 누가 더 아름다운가?”
“저 원숭이는 개에게 코를 물린 사람처럼 못생겨서 손타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천녀(天女)들이 노니는 곳으로 갔다. 거기에는 숨막히게 아름다운 
천녀들이 노래하며 춤추고 있었다.

“이곳 천녀들과 너의 아내 손타리와 비교하면 누가 더 아름다운가?”
“저 동굴의 애꾸눈 원숭이가 손타리와 비교할 수 없듯이 이 천녀와 손타리의 
아름다움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 천녀들과 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을는지요?”
“그렇게 하고 싶다면 청정한 범행을 닦으라. 그러면 저 천녀들과 함께 지낼 수 있으리라.”

이렇게 약속한 부처님은 다시 난타를 데리고 지옥으로 갔다.
지옥에는 여러 중생들이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 중 커다란 기름가마솥이 하나가 비어 있었다. 
난타가 궁금해하자 옥졸은 그 가마솥이 어떻게 쓰일지에 대해 말해 주었다.

“여기는 아비지옥입니다. 저 가마솥은 난타가 청정한 범행을 닦아 그 복으로 
천상에 태어나 천녀들과 쾌락을 누리다가 목숨을 마치면 이곳에 와서 
살게 될 집입니다.”
설명을 들은 난타는 식은땀을 흘렸다. 부처님은 그런 난타를 보고 
이렇게 타일렀다.
“그대가 영원한 즐거움인 열반을 얻고자 하면 지(止)와 관(觀)을 열심히 닦으라.”

난타는 정신을 차렸다. 환속할 것을 포기하고 숲으로 들어가 몸과 마음을 
바로 하고 열심히 수행했다. 그리하여 머지않아 애욕의 강물을 건너간 
아라한이 되었다.

증일아함 제9권 ‘참괴품(慙愧品)’ 제7경

독신수행자의 가장 큰 문제는 이성에 대한 욕망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것이다. 분노나 물질적 탐욕 같은 것은 마음만 잘 다스리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이에 비해 이성(異性)에 대한 욕망은 
이성(理性)만으로는 통제가 어렵다. 율장의 많은 부분이 욕망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에 할애되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규율로 통제를 한다고 해도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옛날 수행자들은 고골관(枯骨觀)이나 부정관(不淨觀)을 닦았다.
 ‘이 몸은 죽으면 썩어서 백골이 된다.’ ‘아무리 아름다운 미녀도 세치만 
 들어가면 똥오줌과 피고름이 가득하다.’... 이렇게 관찰하고
 자기를 통제하는 것이다. 이것이 지관수행(止觀修行)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안 된다면 그때는 다시 부처님께 여쭈어 볼 일이다.

홍사성 불교방송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