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는 부처님 말씀] 못난 사람을 무시하지 말라
못났어도 너그러운 사람들이 더 많아야 정말 좋은 세상 잘나고
똑똑한 사람들일수록 남의 말 할 때는 늘 조심해야 부처님이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은 나쁜 수행자와 좋은 수행자의 차이에 대해 이렇게 말씀했다.
“못난 수행자가 하는 짓을 보면 잘난 수행자와 분명히 다른 데가 있다.
그는 속으로 남을 헐뜯고 우습게 여기고 스스로는 뽐낸다.
즉 ‘나는 훌륭한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집을 나와 도를 닦는다.
이에 비해 다른 사람은 하천한 집에서 태어나 집을 나와 도를 배운다.
나는 열심히 정진하여 여러 가지 바른 법을 받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나는 삼매를 성취하였는데 다른 사람은 삼매가 없어 마음이 어지럽다.
나는 지혜가 많은 데 다른 사람은 어리석다.
나는 항상 시주들에게 평상과 음식과 침구와 약을 보시 받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못난 수행자는 항상 남을 헐뜯고 우습게 여기고
스스로 뽐낸다.
그러나 잘난 수행자는 못난 수행자와 다르다.
그는 속으로 남을 우습게 여기지 않고 스스로 겸손해 한다.
즉 ‘나는 훌륭한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집을 나와 도를 닦는다.
이에 비해 다른 사람은 하천한 집에서 태어나 집을 나와 도를 배운다.
그러나 내 몸과 저들과는 다를 바 없다.
나는 지금 바른 계율을 가지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나는 삼매를 성취하였는데 다른 사람은 삼매가 없어 마음이 어지럽다.
그러나 내 몸과 저들과는 다를 바 없다.
나는 지혜가 많은 데 다른 사람은 어리석다.
나는 항상 시주들에게 평상과 음식과 침구와 약을 보시 받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나 내 몸과 저들과는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잘난 수행자는 항상 남을 우습게 여기지 않고 스스로도 겸손해 한다.
그러므로 당부하노니 그대들은 못난 수행자가 하는 훌륭하지 못한 짓을
멀리 떠나라. 대신 잘난 수행자가 하는 훌륭한 생각과 행동을 늘 따라하고
그와 함께 수행하도록 노력하라.”
증일아함 제8권 ‘안반품(安般品)’ 제9경
독일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쓴 〈깊이에의 강요〉라는 소설이 있다.
촉망받던 여류미술가가 자살한 과정을 그린 소설인데 그 이유가 좀 엉뚱하다.
그녀의 전시회를 둘러본 한 비평가는 이런 글을 쓴다.
‘그녀의 작품은 기교는 있는데 깊이는 없다.’ 그녀는 이 글을 읽고 좌절한다.
강요된 예술적 깊이에의 집착으로 폐인이 된 그녀는 결국 자살한다.
그러자 이 비평가는 다음날 신문에 이런 글을 쓴다.
“그녀의 작품이 얼마나 대단한가. 역시 그녀의 작품에선 삶의 무게가 느껴졌고
깊이가 있었다. 자살까지 이어진 그녀의 삶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우리 주변에도 자주 목격된다.
사람들은 모여 앉으면 남의 얘기 하는 것을 가장 맛있는 술안주로 여긴다.
그러나 누가 됐든 사람에 대한 말을 할 때는 늘 조심해야 한다.
특히 잘나고 똑똑한 사람들일수록 못나고 약한 사람들의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잘난 사람들이 재미삼아 던진 돌멩이가 때로는 못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난 사람들은 입만 열면 정의나 진리를 들먹이며 으스대려고 한다.
세상은 잘난 사람들만 사는 곳이 아니다. 못난 사람도 살아야 한다.
잘났어도 ‘싸가지’가 없는 사람보다는 못났어도 너그러운 사람이 더 많아야 한다.
잘난 사람 못지않게 못난 사람도 고개 들고 사는 세상이 정말 좋은 세상이다.
홍사성 불교방송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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