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7 20

"바람이 움직이는 것"(一云風動) "깃발이 움직이는 것"

※ 명대(明代) 화가 정운붕(丁雲鵬)의 - 당나라 의봉(儀鳳) 원년 서기 676년 광주(廣州) 법성사(法性寺)에서 인종법사(印宗法師)가 열반경을 강해(講解)하고 있었다. 그 때 바람이 불어 깃발이 나부꼈다. 그것을 보고 있던 사람들 사이에 조그만 언쟁이 벌어졌다. 어떤 이는 "바람이 움직이는 것"(一云風動)이라 하고, 어떤 이는"깃발이 움직이는 것"(一云幡動)이라고 하여 의견이 분분했다.이때 함께 강의를 듣고 있던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그것은 바람이나 깃발이 움직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마음이 움직인 것이오"(直以風幡非動 動自心耳) 하였다.그 말에 놀란 인종이 그에게 불법을 청하면서 "소문에 홍인의 의발이 남쪽으로 전해졌다고 하는데 혹시 그대가 전수자요?" 하고 물었다. 이에 그는 "그렇소" 하며 지니..

休休更休休-휴휴갱휴휴

※ 청대(淸代) 화가 이인(李因)의 休休更休休휴휴갱휴휴 한 생각을 놓고 또 놓아버리니 萬海上波靜만해상파정온 바다의 파도가 고요하도다지월병안(指月炳安, 1911∼1873)- 지월 스님이 평소 거처하는 해인사(海印寺) 방 벽에 자신의 경계로 써놓은 붓글씨 일구(一句)였다고 한다.休休更休休에 대한 해석은 "번뇌 망상을 쉬고 또 쉬니"로 해석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한 생각'이란 곧 '번뇌와 망상'이요 無明이기 때문이다.※ 청말근대 화가 왕진(王震)의

三日修心千載寶 삼일수심천재보

※ 근현대 중국화가 장대천(張大千)의  선면(扇面) (1935年作)三日修心千載寶 삼일수심천재보삼일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百年貪物一朝塵백년탐물일조진백년 탐낸 재물은 하루아침의 티끌이라※ 작가미상의 옛 중국화 - 불교경전의 하나인 ≪잡아함경(雜阿含經)≫에 나오는 구절로 알고 있다. 고려시대대선사인 야운스님의 ≪자경문≫에도 나온다. 사찰이나 가람을 찾다보면 어렵잖게발견하게 되는 경구(警句)이기도 하다.- 천재보(千載寶)의 재(載)는 '싣는다'는 뜻이 아니라 년(年)이라는 의미이다.재(載)는 년(年)의 고자(古字)이다.양한(兩漢)시대에 나온 작자미상(作者未詳)의 시를 고시(古詩)라고 한다. 古詩 가운데떠오르는 한 구절이 있다.生年不滿百생년불만백 백년도 못사는 인생이거늘常懷千歲憂상회천세우천년의 근심을 안고 사..

함허당 득통(涵虛堂 得通),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 중에서

※ 현대 중국화가 잠기(岑其)의  수권(手卷)世人無病세인무병사람들에게 병(病)이 없으면 醫王拱手의왕공수의왕(醫王)은 팔짱을 끼고 있을 것이며衆生無垢중생무구중생(衆生)에게 허물이 없으면 佛自無爲불자무위부처가 할 일이 없을 것이다.함허당 득통(涵虛堂 得通),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 중에서※ 근현대 중국화가 사치류(謝稚柳)의  (1943年作)- 의왕(醫王): 아난다의 창병을 고친 인도의 명의 기바(耆婆). 또는 넓은 의미에서 중생들의 마음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의사에 비겨 석가모니를 일컫는 표현이기도 하다.- 지바카코마라바카[耆婆]: 부처를 치료한 고대 인도의 최고 명의였다. 보통 기바라고한다. 마가다왕국 빔비사라왕과 창녀와의 사이에서 출생하였다고 한다. 북인도의 명의힝카라 밑에서 의술을 전수했다. 어..

운봉지선(雲峰志璿/宋), <게(偈)> (五首其四)

※ 근현대 중국화가 서중남(徐仲南)의  (1944年作)聲色頭上睡眠성색두상수면 온갖 경계 속에서도 잠을 자고虎狼群裏安禪호랑군리안선맹수의 무리들 속에서 참선에 드네?棘林??身 형극림내번신 맹수의 무리들 속에서 참선에 드네雪刃叢中游戱설인총중유희가시덤불 속에서 몸을 뒤집고 예리한 칼날들 가운데서 노닐지  竹影掃階塵不動죽영소계진부동대나무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고月穿潭底水無痕월천담저수무흔달빛이 못 바닥을 뚫어도 물에는 자취가 남지 않네운봉지선(雲峰志璿/宋),  (五首其四)※ 청말근대 화가 유석린(劉錫麟)의 - 聲色: 색·성·향·미·촉·법의 준말(六境). 곧 세상의 모든 경계(境界).- 虎狼: 호랑이와 이리. 욕심 많고 잔인한 사람.- 安禪: 선종(禪宗)에서 가부좌(跏趺坐)를 하고 앉아서 정신을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