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말씀

[마음으로 읽는 부처님 말씀] 성자도 피할 수 없는 업보

qhrwk 2024. 7. 18. 07:54

 


[마음으로 읽는 부처님 말씀] 성자도 피할 수 없는 업보

과보는 언젠가 받는 것 

 

억울한 일 당하더라도 무작정 화만 내지 말고 평상심 찾는 게 바람직 부처님이

왕사성 죽림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그 무렵 장로 목갈라나는 사리풋타와 함께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걸식을 하러 혼자 마을로 들어갔다.

평소 부처님과 제자들을 시기하던 집장(執杖)바라문들은 목갈라나가 오는 것을 보고

해코지하기로 했다.

 

‘저 사람은 부처님의 제자 중에서도 뛰어난 사람이다. 우리가 에워싸고 때려죽이자...’  

그들은 목갈라나를 둘러싸고 기왓장과 돌로 폭행을 가했다.

목갈라나의 온몸은 뼈가 드러나고 살이 문드러져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외도들은 목갈라나가 쓰러지자 그대로 내버려두고 도망갔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목갈라나는 죽을 힘을 다해 정사로 돌아왔다.

상처투성이가 돼 돌아온 목갈라나는 오랜 친구 사리풋타에게 자초지종을 털어놨다.

 

“걸식을 나갔는데 집장바라문들이 나를 에워싸고 돌과 몽둥이로 때려 이렇게 됐네.

지금 온몸은 너무나 고통스러워 견디기 힘들 정도네. 아무래도 열반에 들어야 할 것 같아

자네에게 작별의 인사를 하러 왔네.”

“자네는 부처님 제자 중에서 신통이 제일이네. 피하려면 큰 위력으로 피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는가?”

“내가 지은 업보는 매우 깊고 무거운 것이네. 그 갚음은 언젠가 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피하지 않았네. 만약 내가 허공으로 피했다면 거기서도 갚음을 받았을 것이네. 그나저나

나는 지금 매우 고통스럽네. 자네를 봤으니 이제는 열반에 들고자 하네.”

 

목갈라나의 죽음을 예견한 사리풋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도 열반에 들기 위해 부처님을 친견한 뒤 시자 균두사미만 데리고 고향인

마수국으로 가서 임종을 맞았다.

목갈라나는 사라풋타를 화장한 사리가 도착한 것을 보고 이내 열반에 들었다.

두 사람의 장로제자가 먼저 떠나가자 부처님은 매우 안타까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지금 가지가 없는 큰 나무와 같다. 사리풋타와 목갈라나가 열반에 든 것은

큰 나무에 가지가 잘려나간 것 같다.

대중들을 살펴보니 마치 텅 빈 것 같구나. 그들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두 사람이 있었으면

이렇게 쓸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증일아함 18권 사의단품(四意斷品) 제9경

 

어떤 사람이 뜻밖의 일로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

그는 억울한 마음을 달래지 못해 이곳저곳 산천을 헤매고 다녔다.

그가 어느 절에 갔을 때의 일이다.

그 절 노스님은 사나이의 하소연을 듣고 이런 법문을 들려 주었다.

 

“자네가 회사를 그만둔 것은 업장 때문일세. 과거에 지은 업이 현세에 나타난 것이네.

만약 자네가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으면 더 큰 일이 생겼을지 모르네.

예를 들어 교통사고를 당해 죽을 수도 있네. 작은 복이라도 지었으니 화를 면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게 된 것이네. 회사를 다니다 죽는 것보다, 회사를 그만두고 살았으니

그게 더 좋은 일이네. 그러니 자네를 회사에서 사직시킨 사람이 은인일세.

그 사람이 부처님이고 귀인이니 감사하게 생각하게.”

 

그는 처음에는 이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놀리는 것 같아 도리어 화가 났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는 마음을 고쳐먹고 평상심을 회복했다.

그랬더니 얼굴이 환해지고 아쉬운 대로 좋은 일도 생겼다.  

업보란 이런 것이다. 목갈라나의 고백에서 보듯 그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이 이치를 잘 아는 사람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마음을 편하게 갖는다.

수행한 사람과 안한 사람은 이 점이 다르다.  


홍사성 불교방송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