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和陶靖節自挽詩 三章 - 최기남

qhrwk 2025. 5. 13. 06:19

※ 남송(南宋) 때의 화가 이적(李迪)의 <백조도(百鳥圖)>

 


和陶靖節自挽詩 三章 - 최기남
도잠의 靖節集 自挽詩에 화답하여

乘化會歸盡
승화회귀진
조화에 따라 죽음으로 돌아가니

六十敢言促
육십감언촉
육십 평생을 어찌 짧다 하랴.

但恨失師友
단한실사우
스승과 벗들을 잃게 되고

無善可以錄
무선가이록
이름 남길 만큼 좋은 일 못한 것만 한스러워라.

游魂散何之
유혼산하지
혼백은 흩어져서 어디로 가나,

風號墓前木
풍호묘전목
무덤 앞 나무에선 바람이 울부짖겠지.

在世無賞音
재세무상음
세상사는 동안 아름다운 시 못 남겼으니

吊我有誰哭
적아유수곡
그 누가 곡하며 내 죽음 슬퍼하랴.

縱有妻兒啼
종유처아제
아내와 자식 놈들이야 운다고 하겠지만

冥冥我何覺
명명아하각
어두운 땅속에서 내 어찌 들으랴.

不省貴者榮
불성귀자영
귀한 자의 영화도 돌아보지 않았거든

焉知賤者辱
언지천자욕
천한 자의 치욕을 내 어찌 알랴.

靑山白雲中
청산백운중
푸른 산 흰 구름 속에

歸臥無不足
귀와무부족
돌아가 누우면 부족함도 없으리라.

※작사미상의 옛 중국화
靖節集(정절집) : 晉나라 시인 도연명(陶淵明)의 문집이다.

나의나이 예순 셋이 되었는데, 몇 년 전부터 왼쪽 귀가 멀어서 소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올해엔 오른쪽 팔에 병이 들어서 마음대로 굽히고 펴지를 못했다.
연달아 침을 맞고 뜸을 들였으며 또 약까지 먹었지만, 시원하게 낫지를 않았다.
기력이 차츰 줄어드는 것을 느끼고 보니, 생·로·병·사라는 말도 거짓이 아님을 알겠다.

신음하던 중에 우연히『靖節集』을 펼치다가
「自挽」편을 보고는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붓을 들고는 그 운에 따라서
나의 느낌을 적었다.

※ 근현대 중국화가 부유(溥儒)의 <逍遙遊> 경광(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