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부

식심명(息心銘) 소고(小考)-제14구

qhrwk 2025. 6. 30. 06:57

 

제14구

 

생을 싫어하고 늙는 것을 근심하여 생각과 지음을 따르나니

마음에 생각이 만일 없어지면 생사가 길이 끊어진다.

죽지도 않고 나지도 않고 모양도 이름도 없다.

한 도는 비고 고요하여 만물은 평등하다.

 

<원문>

厭生患老(염생환노) 隨思隨造(수사수조)

心想若滅(심상약멸) 生死長絶(생사장절)

不死不生(불사불생) 無相無名(무상무명)

一道虛寂(일도허적) 萬物齊平(만물제평)

 

<풀이>

붉은 장미가 들녘에 피었다.

보는 “나”가 있기에 장미가 있다고 안다.

보는 “나”가 없으면 장미는 있다고도, 없다고도 말할 수 없다.

“생노병사(生老病死)”라는 4가지 고(苦)은 어디서 오는가?

“나”가 있기 때문이다. “나”가 있기 때문에 생로병사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나”는 실체가 없다.

사대(四大)가 화합하여 오온(五蘊)이 형성된 것일 뿐 실체는 없다.

인연으로 생(生)하였으니 인연이 다하면 사라지는 것이다.

마치 골짜기 메아리가 인연으로 생하고 인연으로 사라지듯.

 

그러므로 <신심명>에 이르기를

“한 마음이 나지 않으면 만법이 허물이 없고

허물이 없으면 법도 없고 나지 않으면 마음이랄 것도 없다”라고 했고,

<법성게>는 “제법부동(諸法不動) 본래적(本來的)

무명무상(無名無相) 절일체(切一切)”라고 했다.

마음이 사라지면 다시 말해 분별심이 다 사라지면

만법이 한결같아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