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화도연명의고(和陶淵明擬古)- 玉堂憶梅 [옥당억매]

qhrwk 2025. 7. 25. 06:20

※ 청말근대 화가 심심해(沈心海)의 <나부향몽(羅浮香夢)> (1895年作)

 玉堂憶梅 [옥당억매]옥당에서 매화를 보며 생각에 잠기다

樹庭梅雪滿枝
일수정매설만지
한 그루 뜰에 매화, 가지에 눈이 가득

風塵湖海夢差池
풍진호해몽차지
풍진의 세상살이 꿈마저도 어지럽네.

玉堂坐對春宵月
옥당좌대춘소월
 봄 밤 옥당에 앉아 달을 대하노라니

鴻雁聲中有所思 
홍안성중유소사
기러기 떼 울음 속에도 근심이 있구나.

이 시는 측기식 칠언 절구 시로 운은 가를 지支가 됩니다.
 
一樹庭梅雪滿枝 [일수정매설만지] 한 그루 뜰에 매화, 가지에 눈이 가득
風塵湖海夢差池 [풍진호해몽차지] 풍진의 세상살이 꿈마저도 어지럽네.
風塵[풍진] : 어지러운 세상사.
湖海[호해] : 호수와 바다, 바다같이 넓고 큰 호수,
은자나 시인들이 세상을 피해 은거하는 곳.
 差池[차지] : 시경 차지기우[差池其羽]에서 나온 말로 어지러운 마음,
매화가지를 눈이 가득 덮고 있듯 세상이 혼탁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
위의 기와 승 부분은 무대뽀 삽질만이 판을 치는 지금의 세상과 같아 보입니다.
 
玉堂坐對春宵月 [옥당좌대춘소월] 봄 밤 옥당에 앉아 달을 대하노라니
鴻雁聲中有所思 [홍안성중유소사] 기러기 떼 울음 속에도 근심이 있구나.
鴻雁[홍안] : 큰기러기홍鴻과 기러기 안雁이니 기러기 떼가 되겠고
마지막 글자 인 사思는 세가지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각 사思, 생각할 사思, 수염많을 새思, 생각 사思는 마음이나 뜻을 나타내고
생각할 사思는 생각하다, 바라다, 사랑하다, 그리워하다, 쓸쓸하다,
 근심, 슬퍼하다...이런 뜻으로 풀이가 됩니다.

한시의 해석은 한시의 배운을 알아야 핵심을 짚을 수가 있습니다.
생각 사思는 거성에 해당되어 측성으로 분류가 되고
생각할 사思는 가를 지支에 속하는 평성입니다.
이 시의 운이 가를 지支라
 
4구의 마지막 글자 자리는 생각할 사思만이 들어 갈 자리입니다.
 근체시는 짝수구의 마지막 글자가 운에 해당이 되며
 7자로 이루어진 칠언 시는 1구의 마지막 자리에 운이 하나가 더 들어 갑니다.
 하여 이 시는 1구의 끝자인 가지 지枝, 2구의 끝자인 연못 지池, 4구의 끝자일 생각할 사思,
이 세 글자가 모두 시의 운에 해당하는 가를 지支에 속한 글자들입니다.
 
시의 전체 흐름을 봤을 때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그리워하는 것도 아니고 사랑하는 것도 아니라 보이며
슬퍼하는것...즉 근심으로 보입니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뜻을 펼 수 없는 혼탁한 더러운 세상
봄 밤 옥당에 앉아 달을 보고 있자니
기러기 떼들이 무리지어 날아 가는데
저 기러기들도 근심, 걱정은 있을 거라는 얘기지요.
 
근데 퇴계가 옥당에 앉아 달을 보고 있을 때
기러기들이 자기를 팔아 시를 지어 후세에 남기라고 날아 갔을까요?
 기러기 떼는 파당을 지어 권력 다툼을 하는 정치꾼들을
비유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