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있는 시간 우리처럼 한평생 산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산은 단순한 자연이 아니다. 산은 커다란 생명체요, 시들지 않는 영원한 품 속이다. 산에는 꽃이 피고 꽃이 지는 일만이 아니라, 거기에는 시가 있고, 음악이 있고, 사상이 있고 종교가 있다. 인류의 위대한 사상이나 종교가 벽돌과 시멘트로 된 교실에서가 아니라, 때묻지 않은 자연의 숲속에서 움텄다는 사실을 우리는 상기할 필요가 있다. - 법정스님 수상집 중에서 얼마전 존경하는 동화작가 정채봉 선생님을 만났더니 이런 일화를 들려 주셨다. 그분이 한여름에 법정 스님을 찾아뵌 적이 있었다고 한다. 불일암으로 난 오솔길을 오르는데 날은 덥고 주위에 매미소리가 요란했다. 그래서 이런 날은 나무 그늘 아래서 낮잠이나 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