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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無)와 공(空)

qhrwk 2022. 2. 17. 09:03

 

 

 

무(無)와 공(空)

무는 없는 것이며 공은 있는 데 없는 것이다.
달 그림자가 없는 호수는 달 그림자가 없는 것이요.
달 그림자가 있는 호수는 달 그림자가 있는 것이다.

비록 있다하여도 잡을 수가 없는 허상이니 
무라 하지를 않고 공이라 한다.
무란 호수에 달 그림자가 없는 것이요.

공이란 호수에 달 그림자가 있지만 없는 것과 같아
'무'라 하지를 않고 허상인 공이라 한다.

우리가 공부를 하여 제법실상을 깨우친다고 할 때 꿈같은 세상을 깨어서
실상의 세계를 본다고 하지만 제법실상이란 전도된 삶의 진실상을 보는 것을 말하며
물속에 달 그림자, 골짜기에 담긴 메아리와 같으며 꿈속에 황금덩이를 가지는
것과 같은 삶의 진실상을 우리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고도 한다.

옛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생각 없이도 그대로
있을 것이다 생각하지만 공부를 하여 대정에 들어 산란한 한 생각도 없을 때,
가지위에 가지가 남이 없고,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일 때 청정한 산천초목을
도깨비 장터로 만들지 않을 때,

제법실상의 제상들은 유라 무라 공이라 할 수도 있고
유무를 떠나 유도 무도 공도 아니다 할 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