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는 부처님 말씀] 바보 판타카의 깨달음
부처님이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판타카 존자가 동생 출라판타카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만일 계율을 지키기 못하겠거든 속세로 돌아가라.”
동생은 이 말을 듣고 절 문밖으로 나가 눈물을 흘렸다.
외출에서 돌아오던 부처님은 문밖에서 울고 있는 출라판타카에게 사연을 물었다.
그는 형에게 쫓겨난 연유를 말했다.
“울지 마라. 나는 위없는 깨달음을 얻었지만 너의 형에게 배워서가 아니다.
내가 가르칠 테니 울지 마라.”
부처님은 출라판타카를 데리고 정사로 들어가 빗자루를 잡게 하고 이렇게 가르쳤다.
“먼지를 쓸고 때를 닦으라(拂塵除垢).” ‘쓸고 닦으라’ 가르침 따라 몸의 티끌과 때도 씻어내
해탈한 바보의 얼굴보고 비구니 스님도 큰 깨우침 그러나 그는 ‘쓸고’를 외우면 ‘닦아라’를
잊어버리고, ‘닦아라’를 외우면 ‘쓸고’를 잊어버렸다.
그래도 성의를 다해 다섯 글자를 외우기를 계속했더니 얼마 뒤 그 말을 외우게 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무엇을 쓸고 닦을까를 생각했다.
그것은 때(垢)를 없애라는 것이었다.
다시 무엇이 때인가를 생각하니 그것은 재나 흙이나 기왓장이나 돌이요, 없애라는 것은
깨끗하게 하라는 것인 줄 알게 되었다.
그는 다시 부처님이 왜 이것을 가르쳤는가를 생각했다.
‘그것은 내 몸에 티끌과 때가 있는 것과 같다.
그것을 없애는 것이 깨끗해지는 것이다.
내 몸의 때란 무엇인가.
집착과 번뇌와 속박이다.
이것을 없앤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혜다.
그렇다. 이제는 지혜의 빗자루로 집착과 번뇌와 속박을 쓸어버리자.’
출라판타카는 오온(五蘊)의 집착에서 벗어나 욕망에서 해탈하고, 스스로 해탈했음을 알아차렸다.
해탈의 지혜를 얻어 더 이상의 윤회를 반복하지 않을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기쁜 마음으로 부처님을 찾아가 이 사실을 아뢰었다.
“때란 집착과 번뇌와 속박이요, 지혜란 그것을 없애는 것입니다.”
“그렇다 비구여. 때란 집착과 번뇌와 속박이요, 지혜란 그것을 없애는 것이니라.”
그는 감격하여 이렇게 말했다.
“수행은 다섯 마디의 말로 만족합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신바 그대로 지혜로 능히 속박을
없애는 것이니 그 밖의 다른 것은 의지할 필요가 없나이다.”
부처님도 기뻐하면서 출라판타카의 말을 인정했다.
“그렇다. 지혜로 능히 속박을 없애는 것이니 그 밖의 다른 것은 의지할 필요가 없느니라.”
〈증일아함〉 11권 제20 선지식품(善知識品)
제12경 ‘판타카 스토리’는 뒷얘기가 더 재미있다.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권31에는 부처님이 판타카를 이렇게 칭찬했다고 전한다.
“어리석은 사람이 스스로 어리석다고 말하면 이것을 이름하여 지혜로운 사람이라 한다
그러나 어리석으면서 스스로 지혜롭다 하면 이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다
(愚人自說愚 此名爲智者 愚者妄稱智 此爲眞愚癡).”
그러나 비구니스님들 판타가가 지혜로운 사람이 됐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그녀들은 어느 날 판타카가 부처님을 대신해 설법하러 온다는 말을 듣고도 우습게 생각했다.
그래서 판타카가 오면 비웃어 주자고 모의를 했다.
마침내 존자가 된 판타카가 설법을 하러 비구니스님들의 절에 왔다.
그녀들을 약속대로 비웃어주려고 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입이 벌어지지 않았다.
성자(阿羅漢)가 된 판타카의 얼굴에는 평안과 거룩함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이날 누구의 설법을 들은 것보다 더 크게 감동을 받고 큰 깨우침을 얻었다고 한다.
홍사성 불교방송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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