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는 부처님 말씀] 보시의 다섯 가지 공덕
부처님이 베살리의 잔나비 숲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인근에 사는 사자대장이 찾아와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이 그에게 늘 보시를 잘 하고 있는지를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때에 맞춰 항상 보시를 하되 조금도 모자라지 않게 합니다.
음식을 요구하면 음식을 주고 의복이나 향, 수레, 말, 좌구를 요구하면 다 주나이다.”
“너는 늘 보시를 하면서 아까워하지 않는다니 참으로 장하구나. 시주가 너처럼 보시를
하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전문적 수행 어려운 재가불자선행 베풀며 공덕 쌓을 수 있는훌륭한 수행법 중 하나가 보시적선
기부 인식 바꾸는 계기도 돼
첫째는 시주의 이름이 사방에 퍼져 사람들의 칭찬을 받을 것이다.
즉 ‘어느 마을에 가면 아무개는 항상 사문과 바라문을 대접하기를 좋아한다.
그는 보시를 하되 요구하는 것을 모두 주어서 모자람이 없게 한다’고 칭찬을 받게 된다.
둘째는 수행자 바라문 부자들 속에들어 가더라도 부끄러움도 두려움도 없을 것이다.
마치 짐승의 왕 사자가 사슴 떼 속에 들어가도 아무 부끄러움이 없는 것과 같다.
셋째는 사람들이 공경하고 우러러 본다. 비유하면 마치 자식이 부모를 우러러 보되 싫어하지
않는 것과 같다.
넷째는 목숨을 마친 뒤에 반드시 천상에 오르거나 인간으로 태어난다.
천상에서는 하늘의 존경을 받고 인간세상에서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
다섯째는 지혜가 뛰어나 현세의 몸으로 번뇌를 없애고 후세까지 가지 않게 된다.”
부처님은 이어서 보시의 공덕을 찬탄하고 더욱 보시를 행하라고 권했다.
“보시는 뒷세상의 좋은 양식이 되나니 반드시 구경처에 가게 되리라.
또한 선신이 항상 그를 돌보고 그리고 또 언제나 기뻐하리라.
왜냐하면 보시할 때 그 사람은 항상 기쁜 마음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과 마음이 든든하한 온갖 좋은 공덕을 두루 갖추며, 삼매를 얻어마음이 어지럽지
않으며 참다운 법을 여실하게 알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그대는 항상 보시하기를 즐겨하라. 그렇게 하면 다섯 가지 공덕이 항상 그를
따르게 되리라.”
증일아함 24권 선취품(善聚品) 제10경
불교처럼 ‘나눔의 공덕’을 강조하는 종교도 드물다.
경전을 보면 부처님은 재가자의 보시행위에 대해 최고의 수사를 붙여 찬탄한다.
출가자처럼 전문적인 수행이 어렵다면 선행을 베풀고 공덕을 쌓는 것도 훌륭한 수행이 된다는
것이다. 그 방법의 하나가 바로 보시다. 그 다음이 청정한 계를 지키라는 것이다.
그러면 천상에 태어나거나 한없는 복락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차제설법(次第說法)이라 한다.
부처님의 이러한 가르침은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기부문화에 대한 종교적 뒷받침이다.
재가자가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재화를 축적하는 데만 목적이있는 것이 아니다.
축적된 재화를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재화를 가장 보람있게 사용하는 방법이다.
부처님은 보시의 공덕을 강조함으로써 나눔을 장려하고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종교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보시에 대한 이러한 의미부여는 적선과 기부에 대한 사회적 종교적
인식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인도의 아쇼카왕은 불교의 이런 권고를 받아들여 국가적 차원에서 복지시설을 확충하고
‘나눔 정신의 사회화’를 실현해간 대표적 인물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이러한 나눔의 정신을 보다 확대하는 것이다.
보시는 개인적 차원에서는 공덕을 쌓기 위해, 사회적 차원에서는 개인적 부를 사회적으로
환원하기 위해 거듭거듭 강조되어도 부족함이 없는 아름다운 가치관이다.
홍사성 / 〈불교평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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