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는 부처님 말씀] 슬픈 우리 인생의 현실
부처님이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이런 것을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대들이 생사의 바다에 돌아다니면서 고통을 겪고
거기서 슬피 울며 흘린 눈물이 많은가, 저 갠지스 강의 물이 더 많은가.”
“저희들이 여래께서 말씀하신 뜻을 생각해보면 생사를 겪으면서 흘린 눈물이
저 갠지스 강의 물보다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참으로 그렇다. 그대들의 말이 틀림없다.
그대들이 생사를 헤매면서 흘린 눈물은 갠지스 강의 물보다 많다.
왜냐 하면 그 생사 중에서는 부모가 돌아가셨을 것이니 거기서 흘린 눈물이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또 긴 밤 동안 형제자매와 처자와 친척들의 모든 사랑과 은혜를 추모하여
슬피 울면서 흘린 눈물이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행자들은 그 생사를 싫어하고 근심해서 그것을 떠나도록 수행해야 할 것이다.”
부처님이 이렇게 말하자 거기에 있던 60명의 비구들은 번뇌가 없어지고 의심이 풀렸다.
부처님은 또 어느 날 다시 제자들에게 이런 것을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대들이 생사의 바다에 돌아다니면서 몸이 헐어 흘린 피가 많은가,
저 갠지스 강의 물이 더 많은가.”
“저희들이 여래께서 말씀하신 뜻을 생각해보면 생사를 겪으면서 흘린 피가 저 갠지스 강의
물보다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참으로 그렇다. 그대들의 말이 틀림없다.
그대들이 생사를 헤매면서 흘린 피가 갠지스 강의 물보다 많다.
왜 그런가 하면 생사 중에 있으면서는 소, 염소, 돼지, 개, 사슴, 말, 새, 짐승과 그 밖의 무수한
것들이 되어 겪은 고통은 실로 싫어하고 근심한 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버리기를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해야 할 것이다.
” 부처님이 이렇게 말씀하자 거기에 있던 60명의 비구들은 번뇌가 없어지고 의심이 풀렸다.
증일아함 49권 비상품(非常品) 제1-2경
인간이 겪는 고통을 종류별로 따진다면 얼마나 될까.
불교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기본적인 고통을 사고(四苦)라고 한다.
여기에 물질적 욕망이 채워지지 않는 고통(求不得苦) 좋아하는 것과 헤어지는 고통(愛別離苦)
싫어하는 것과 만나는 고통(怨憎會苦) 육체가 너무 왕성한 고통(五陰盛苦)을 덧붙여
팔고(八苦)라고 한다.
또 흔히 108번뇌라는 말도 있으니까 마음을 괴롭히는 괴로움도 108개 이상은 될 것 같다.
더 세밀하게 따지면 부처님의 법문은 8만4천 번뇌에 대응한 것이라고 하니 8만4천 가지도 넘을 것이다.
그러나 실은 인간의 고통은 숫자로 따질 일이 아니다.
항하사수(恒河沙數)라는 말처럼 갠지스 강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것이 인간의 고통이다.
누구도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경전은 인생 자체를 고통의 바다(苦海) 또는 불타는 집(火宅)과 같다고 말한다.
불교가 이렇게 인생을 고통뿐인 것으로만 보는 것은 지나치게 염세적이고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맞는 말이다.
인생은 고통과 불행 못지않게 즐거움과 행복도 있다.
굳이 고통과 불행을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닐 수도 있다.
꿈과 희망과 미래를 말하는 것이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니냐 하는 반문도 나올 만하다.
그럼에도 불교에서 굳이 그 반대의 사실만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생의 솔직한 모습은 즐거움은 짧고 고통은 길다.
이것을 잊으면 겸손을 잃고 방종하게 된다.
괴로움을 모르는 자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현실을 직시하는 사람만이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출처 : 불교신문 : http://www.buddhist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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