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부

참선하는 법 (1)

qhrwk 2024. 10. 18. 07:44

 

♣참선하는 법 (1) ♣

불교에서는 성불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관법(觀法)을 한다, 주력(呪力)을 한다, 경(經)을 읽는다, 다라니를 외우는 등등 온갖 것이 

다 있습니다. 그런 여러 가지 방법 가운데서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 참선입니다.

견성성불하는 데에는 참선이 가장 수승한 방법입니다.

참선하는 것은 자기 마음을 밝히는 것이기 때문에 불교신도나 스님네들만 하는 것이 아니고, 

신부나  수녀도 백련암에 와서 3천배 절하고 화두 배워갑니다. 나한테서 화두 배우려면 

누구든지 3천배 절 안하면 안 가르쳐주니까.며칠 전에도 예수교 믿는 사람들 셋이 와서 

3천배 절하고 갔습니다.

이 사람들한테 내가 항상 말합니다.
'절을 하는데 무슨 조건으로 하느냐 하면, 하나님 반대하고 예수욕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제일 먼저 천당에 가라고 축원하고 절해라.'이렇게 말하면 그들도 참 좋아합니다.

이런 것이 종교인의 자세 아닙니까. 우리 종교 믿는 사람은 전부 다 좋은 곳으로 가고, 우리 종교

안믿는 사람은 모두 다 나쁜 곳으로 가라고 말한다면 그는 점잖은 사람이 아닙니다.

어찌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까. 나를 욕하고 나를 해치려 하면 할수록 그 사람을 더 존경하고,

그 사람을 더 도우고, 그 사람을 더 좋은 자리에 앉게 하라고 부처님께서는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을 닦아야 된다는 것, 여기에 대해서는 예수교나 다른 종교인들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가톨릭 수도원 중에서 가장 큰 것이 왜관에 있는데 그 수도원의 

독일인 원장이 나한테서 화두를 배운 지 10여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에도 종종 왔는데 화두 공부는 해볼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그가 처음 와서 화두를 배운다고 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당신네들 천주교에서는 바이블 이외에는 무엇으로써 교리의 의지(依支)로
삼습니까?''토마스 아퀴나스(T.Aquinas)의 신학대전(神學大典)입니다.''그렇지요. 그런데 

아퀴나스는 그 책이 거의 완성되었을 때 자기 마음 가운데 큰 변동이 일어나서 그 책에서 

완전히 손을 떼어 버렸는데, 처음에는 금덩어리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썩은 지푸라기인 줄 

알고 차버린 그 책에 매달리지 말고, 그토록 심경변화된 그 마음자리, 그것을 한 번 알아

보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화두를 부지런히 부지런히 익히면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불교를 믿지 않는 다른 종교인들도 화두를 배워서 실제로 참선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불교를 믿는다고 하면 마음 닦는 근본 공부인 선(禪)을 알아서 실천해야 합니다. 

그런데 화두(話頭)를 말하자면 또 문제가 따릅니다. 화두를 가르쳐 주면서 물어보면, 어떤 사람은 

화두가 뭣인지도 모르고 옆에서 배우라고 해서 배운다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 사람은 괜찮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런 것은 누구든지 알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하고는 뭐라고 뭐라고 아는 체를 합니다. 

이것은 큰 문제입니다.화두, 즉 공안(公案)이라 하는 것은 마음의 눈을 떠서 확철히 깨쳐야 알지 

그 전에는 모르는 것입니다. 공부를 하여 비록 몽중일여가 되어도 모르는 것이고 또 숙면일여가 

되어도 모르는 것인데, 그런데 망상이 죽 끓듯이 끓고 있는데서 어떻게 화두를 안다고 하는지, 

이것이 조금 전에 말했듯이 큰 병입니다.

그럼, 어째서 화두를 안다고 하는가? 껍데기만 보고 아는 체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겉만 보고는 

모르는 것입니다. 말 밖에 뜻이 있습니다. 이런 것을 예전 종문(宗門)의 스님네들은 암호밀령

(暗號密令)이라고 하였습니다. 암호라는 것이 본래 말하는 것과는 전혀 뜻이 다릅니다. 

하늘 '천(天)'할 때 '천(天)'한다고 그냥 '하늘'인 줄 알다가는 그 암호 뜻은 영원히 모르고 마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안은 모두 다 암호밀령입니다. 

겉으로 말하는 그것이 속내용이 아닙니다. 

속내용은 따로 암호로 되어 있어서 숙면일여에서 확철히 깨쳐야만 알 수 있는 것이지 그 전에는 

모르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가장 큰 병통을 가진 이는 일본 사람들입니다.

일본 구택대학(駒澤大學)에서 '선학대사전(禪學大辭典)'이라는 책을 약 30여년 걸려서 

만들었다고 하기에 구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보니 중요한 공안은 전부해설해 놓았습니다. 

그 책을 보면 참선할 필요 없습니다. 공안이 전부 해설되어 있으니까.

내가 여러 번 말했습니다.
'일본에 불교가 전래된 이후로 가장 나쁜 책이 무엇이냐 하면 이 선학대사전이야.

화두를 해설하는 법이 어디 있어.

 

'그런데 구택대학은 조동종(曹洞宗) 계통인데 조동종의 종조(宗祖)되는 동산 양개(洞山良介)

화상이 항상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 스님의 불법과 도덕을 중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고 (不重先師不法道德)다만 

나를 위해 설파해 주지 않았음을 귀히 여긴다.

(只貴不爲我說破)화두의 생명이란 설명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또 설명될 수도 없고, 설명하면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다 죽어버립니다. 봉사에게 아무리 단청(丹靑)이야기한들

무슨 소용있습니까.

아무 소용없습니다.
 

자기가 눈을 떠서 실제로 보게 해 줄 따름입니다.이처럼 조동종의 개조되는 동산 양개화상은

화두란 설명하면 다 죽는다고, 설명은 절대 안한다고 평생 그렇게 말했는데 후세에 그 종파의 

승려들은 떼를 지어서 수 십년을 연구하여 화두를 설명한 책을 내놓았으니, 이것은 자기네 

조동종이나 선종만 망치는 것이 아니라 조동종 양개화상에 대해서도 반역입니다. 

이렇게 되면 조동종은 종명(宗名)을 바꾸어야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