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을 떠나는 자의 시 ♣
내일 내가
떠날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여기에 도착하고 있으니까.
자세히 보라.
나는 매순간 도착하고 있다.
봄날 나뭇가지에 움트는 싹
새로 만든 둥지에서 노래 연습을 하는
아직 어린 날개를 가진 새
돌 속에 숨어 있는 보석
그것들이 바로 나 자신이다.
나는 지금도
이곳에 도착하고 있다.
웃기 위해, 울기 위해
두려워하고 희망을 갖기 위해.
내 뛰는 심장 속에
모든 살아 잇는 것들의 탄생과 죽음이 있다.
나는 강의 수면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하루살이다.
나는 봄이 올 때
그 하루살이의 먹이를 먹기 위해
때맞춰 날아오르는 새이다.
나는 맑은 연못에서 헤엄치는 개구리이며,
또 그 개구리를 잡아먹기 위해
조용히 다가오는 풀뱀이다.
그러니
내일 내가 떠날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여기에 도착하고 있다.
그 모든 진정한 이름으로
나를 불러 달라.
내가 나의 웃음과
울음을 동시에 들을 수 있도록
내 기쁨과 슬픔이 하나임을 알 수 있도록.
진정한 이름으로 나를 불러 달라.
내가 잠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내 가슴의 문이 열릴 수 있도록.
- 틱낫한 -
'불교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福)이란 맑고 따뜻한 기운 (0) | 2025.01.28 |
---|---|
제운스님 / 내 마음의 이야기中 (0) | 2025.01.28 |
인생 (人生) (0) | 2025.01.28 |
인과경(因果經)에 이런말이 있다 (0) | 2025.01.28 |
과보 (0) | 2025.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