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대(元代) 화가 심주(沈周)의 <야좌도(夜坐圖)>
숲속에 돌아온 세월 깊어져
林下歸來歲月深
임하귀래세월심
숲 속에 돌아온 세월 깊어져
了無塵事可開心
요무진사가개심
티끌세상 일 없으니 마음 열리네.
白雲塞斷山前路
백운새단산전로
흰 구름이 산 앞의 길을 막으니
一曲無生信口吟
한 곡 무생곡을 읊으나 볼까.
산은 예로부터 수도의 산실이었다.
입산수도라는 말은 수도의 적지가 산보다 더 좋은 곳이 없기 때문에 나온 말일 것이다.
연담유일(蓮潭有一:1720~1799)의 『임하록(林下錄)』에 수록되어 있는 이 시는
산중수도의 회포를 읊은 시이다.
티끌세상 벗으나 산중에 산 세월이 깊어지고 보니 스스로의 마음이 편안해 지고
도의 세계가 열리는 것 같다. 흰 구름이 골짜기를 메우니 절로 선경(仙境)이 이루어져
이 속에서 구멍 없는 피리로 무생곡(無生曲) 한 곡을 읊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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