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꿈에 하늘의 달에 가 인간 세상을 내려다 본 시 (夢 天)

qhrwk 2025. 5. 5. 07:01

 

 

꿈에 하늘의 달에 가 인간 세상을 내려다 본 시 (夢 天)

老兎寒蟾泣天色
노토한섬읍천색
늙은 달은 추위에 떨며 하늘에서 흐느끼고

雲樓半開壁斜白
운루반개벽사백
구름 누각 벽 사이로 하얀 달빛 쏟아진다.

玉輪軋露濕團光
옥륜알로습단광
옥 바퀴 이슬에 달빛마저 젖는데

鸞佩相逢桂香陌
난패상봉계향맥
난새와 옥패 찬 선녀들 거리에 계수나무 향기 번진다.

黃塵淸水三山下
황진청수삼산하
삼신산 아래 인간 세상 땅과 바다여,

更變千年如走馬
갱변천년여주마
천년의 변화가 달리는 말과 같구나.

遙望齊州九點煙
요망제주구점연
아득히 보이는 고을 땅은 아홉 점의 연기이고

一泓海水杯中瀉
일홍해수배중사
저 넓은 바다도 잔속에 쏟은 물이네

꿈속에 하늘의 달을 보고 달에 올라가 인간세상을 내려다본 풍경을 읊은 시이다.
당나라 중엽의 시인 이하(李賀790~816)가 지은 시로, 특이한 시상을 담고 있다.
중국 전역이 아홉 점의 연기나는 작은 마을에 불과하고 바다물을 잔속에 쏟아 놓은
물이라 하였다.

멀리서 보면 모든 것은 작아 보이고 별것 아닌 덧없는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의 르낭은 "별의 세계에서 지상의 사물을 관찰하라."하였다.
때로는 객관경계에 대한 원근법을 적용하면서 생각해 보아야 할 일들이 참으로
많을 것 같다.
이 시를 지은 이하는 27세의 나이로 요절한 천재 시인이었다.

 

※ 원대(元代) 화가 조지백(趙知白)의 <송매죽석(松梅竹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