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어떻게 죽을 것인가?

qhrwk 2022. 5. 31. 12:38

[​어떻게 죽을 것인가?]

 

 

삶은 무겁고 죽음은 가볍다. ​

죽음과 싸워서 이기는 것이 의술의 목표라면 의술은 백전백패한다. 

의술의 목표는 생명이고, 죽음이 아니다.

이국종처럼, 깨어진 육체를 맞추고 꿰매서 살려내는 의사가 있어야 하지만, 

충분히 다 살고 죽으려는 사람들의 마지막 길을 품위 있게 인도해주는 의사도 있어야 한다.

​​죽음은 쓰다듬어서 맞아들여야지, 싸워서 이겨야 할 대상이 아니다. 

다 살았으므로 가야 하는 사람의 마지막 시간을 파이프를 꽂아서 붙잡아놓고서 못 가게 하는 의술은 무의미하다.

​가볍게 죽고, 가는 사람을 서늘하게 보내자. 단순한 장례 절차에서도 정중한 애도를 실현할 수 있다. 

가는 사람도 보내는 사람도, 의술도 모두 가벼움으로 돌아가자.

​​뼛가루를 들여다보면 다 알 수 있다. ​

이 가벼움으로 삶의 무거움을 버티어낼 수 있다. 

결국은 가볍다. ​나는 행복한 사람.

​​천하를 통일하고 불로장생 살고 싶어 만리장성을 쌓았던 중국의 "진시황제나", ​로마의 휴일에 공주역으로 데뷰하여

 오스카상을 탄 아름답고 청순한 이미지의 "오드리 햅번",

권투 역사상 가장 성공하고 가장 유명한 흑인권투 선수 겸 인권운동가 "무하마드 알리", ​연봉을 단 $1로 정하고 

애플을 창시하여 억만장자가 된 "스티븐 잡스",

​​철권통치로 영원히 북한을 통치할 것 같았던 "김일성", 그들은 모두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재산이 13조로 가만있어도 매달 무려 3천억원의 돈이 불어나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도 병상에 누워있다 

결국 고인이 됐다.

​​"이렇게 화려하게 살다가 떠나간 사람 중 누가 부럽습니까?" 

걸을 수 있고, 먹을 수 있고, 친구들과 대화할 수 있고, 또 카톡도 즐기며, 이렇게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 아닐까요?

​<1> 세상에는 없는 게 3가지가 있는데~

​1. 정답이 없다.
2. 비밀이 없다.
3. 공짜가 없다.

​<2> 죽음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는 것 3가지가 있는데~

1. 사람은 분명히 죽는다.
2. 나 혼자서 죽는다.
3.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

<3> 그리고 죽음에 대해 모르는 것 3가지 있다.

1. 언제 죽을지 모른다.
2. 어디서 죽을지 모른다.
3.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

그래서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

모든 사람이 낳는 방법은 거의 비슷하지만, 그러나 죽는 방법은 천차만별하다. 

그래서 인간의 평가는 태어나는 것보다 죽는 것으로 결정된다.

​내가 세상에 올 땐 나는 울었고, 내 주위의 모든 이들은 웃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나갈 땐 모든 사람들이 아쉬워 우는 가운데 나는 웃으며 홀홀히 떠나가자..

<출처: 어떻게 죽을 것인가? 중에서/김훈 소설가>

'향기로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자  (0) 2022.06.04
멋지게 나이 들어 가자!  (0) 2022.05.31
폭 발  (0) 2022.05.31
그 것  (0) 2022.05.31
자 극  (0) 2022.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