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단 한번 만나지는 인연♣
水流花開室수류화개실,불일암의 또 다른 이름이다. 불일암을 지으며"구만리 푸른 하늘에
구름일고 비 내리네
빈산에 사람 그림자 없이 물 흐르고 꽃이 피더라-황산곡(중국 송대의 시인이며 화가)라는 글귀를
떠 올리며 법정은 자신이 거처 하는 곳에 수류화개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가 불일암에 오른지15년여가 흐르자 수류화개실이라는 이름은 그의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
언젠가 학생인듯한 젊은이가 찾아왔다.
"스님 수류화개실이 어디입니까?" 법정이 대답했다.
"네가 서 있는 바로 그 자리다!" 젊은이는 어리둥절 했다. 법정은 웃으면서 학생에게 말했다.
"물이 흐르고 꽃이 피는 곳이 어디겠는가? 물론 산에는 꽃이피고 물이 흐른다.
그러나 꽃이 피고 물이 흐르는 곳이 굳이 산에만 있으란 법은 없다.설사 도시의 시멘트 상자 속 같은 아파트라
할 지라도 살 줄 아는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서나 향기로운 삶에 꽃이 피어나고 그 둘레에는 늘 살아 있는
맑은 물이 흐를 것이다.
사람은 어디서 무슨 일에 종사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살건 간에 자기 삶속에 꽃을 피우고 물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하루 사는 일이 무료하고 지꼅고 시들해지고 만다.
자기 자신이 서 있는 그 자리를 두고 딴 테서 찾으려고 한다면 그것은 헛수고일뿐.그렇기 때문에 저마다 지금 바로
그 자리가 자기 삶의 현장이 되어야 한다.
그는 이날 젊은이가 떠난지 얼마후 이런 글을 남겼다.
"이제 내 귀는 대숲을 스쳐 오는 바람소리 속에서,맑게 흐르는 산골의 시냇물에서, 혹은 숲에서 우짖는 새소리에서,
비발디나 바흐의 가락보다 더 그윽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빈방에 홀로 않아 있으면 모든 것이 넉넉하고 충분하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득 챘을 때보다도 더 충만하다."
법정 스님의 죽음 이후 더 유명해진 '일기일회'는 이미 그당시 세상에 대해 그가 남긴 말이었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이렇게 살아 있음이다.
어제나 내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이 자리에 있음이다...우리가 그렇게도 연원하던 민주주의 그 민주화로
가는 오늘처럼 헌난한 과정을 '과도기'라고 한다.
계층간의 모든 욕구와 불만과 갈등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라의 기틀이 마냥 삐걱거리는 요즘이다. 과도기는 짧아야 한다.
과도기는 빨리 지나가야 할 다리다...차의 세계에 일기일회란 말이 있다. 일생에 단 한번 만나지는 인연이라는 뜻이다.
개인의 생애로 볼 때에도 이 사람과 이 한때를 갖는 이것이 생애에서 단 한번의 기회라고 생각 한다면 순간
순간을 알차게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몇 번이고 만날 수 있다면 범연해지기 쉽지만, 이것이 처음이면서 마지막이라고 생각 할때 아무렇게나
스치고 지나갈 수 없을 것이다.기업을 경영하는 일도 그렇고스승과 제자 사이의 만남도그래야 하고 크게는 나라 일을
경영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기회란 늘 있는 것이 아니다. 한번 놓치면 다시 돌이키기 어렵다....이 시대 이 땅에서 만난 것은 서로 미워하며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고통과 기쁨과 사랑을 함께 나누어 가지기 위해 찾아서 만난 이웃이요 겨례이다.사람은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어
가질 때 진정한 인간이 된다."
법정은 불일암의 17년간 '무소유'의 뒤를 잇는'일기일회'정신을 찾았다.
그저 산중에 머물러 자연과 벗 삼았다면 일기일회란 화두가 떠 올랐을까.법정은 불일암의 불상과도 같은 존재였지만
가장 바쁜 사람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없었으면'단 몇칠간 밥이 있는 곳에서 따뜻한 물에 목욕이나 해보는 것이
소원'이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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