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부

[무문관] 무문관에 대하여

qhrwk 2023. 12. 14. 09:22

 


무문관에 대하여

[중국 남송의 선승인 무문혜개(無門慧開)께서 48개의 화두를 모아 엮은 불서로, 

벽암록(碧巖錄)과 종용록(從容錄) 등과 함께 선종의 대표적인 간화선의 지침서이다. 

이를 [선종무문관(禪宗無門關)]이라고도 한다. 옛 조사들로부터 내려오던 선어록 중에 중요한 

공안 48칙을 뽑고, 무문선사 자신의 선적체험을 바탕으로 48개의 화두에 평창(平唱)과 송(頌)을 

덧붙이고 있다. 

특히 이 48칙의 총칙이라고 하는 제1칙 [조주무자(趙州無字)] 화두는 우리나라의 많은 스님들이 

평생을 씨름하는 화두의 하나로 유명하다.

무문선사도 [조주무자] 화두를 받아 깨닫는데 6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무문선사는 어느 날 제를 알리는 큰 북소리를 듣고 문득 깨달았다고 하며, 이 때의 상황이 

"청천백일에 천지를 진동하는 뇌성이 울렸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큰 북소리에 깨달음의 그 무엇이 있는 것은 아니며 무문선사의 수행이 이미 무르익어 

있었기 때문에 큰 북소리란 기연이 되어 그와 더불어 깨달음이 열렸을 뿐인 것이다. 

이후 스님은 이 깨달음을 바탕으로 제자들의 자질에 따라 알맞다고 생각되는 몇 개의 화두들을 

부과해 수행시켜 오다가 그것들이 어느덧 48개나 쌓이게 되자 1228년 남송(南宋) 

이종황제(理宗皇帝)의  즉위를 기념하여 이들을 한데 모아 선 수행의 지침서로서

[무문관(無門關)]을 엮게 된 것이다.

무문관은 첫 번째 조주무자가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며 나머지 47칙은 모두 

이 조주무자를 철저히 투과했는지를 다시 점검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주무자에서 무문선사는 [무(無)]를 종문(宗門)의 일관(一關)이라 부르고, 이 일관을 뚫고 

나아가면  몸소 조주로 모실 뿐 아니라 역대 조사와 손을 잡고 함께 행동하며 더불어 견문을 

나누는 즐거움을  같이 하게 된다고 하였다. 

조주스님에게 한 승려가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하고 묻자, "무(無)"라고 대답한 것은 

세상에서 말하는 있고 없음의 상대적인 '무(無)'가 아니라 유무의 분별을 끊은 

절대적 '무(無)'를 가리킨다. 

깨달음의 절대 경지를 '무(無)'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하였는데, 무문관에는 이 '무자(無字)'의 

탐구가 전편에 깔려 있다고 하겠다.

대도무문(大道無門)-절대적으로 큰길에(道)는 문이 없다

무문 혜개의 자서(自序)

부처님께서 설하신 가르침 가운데 그 핵심은 '마음'이다. 그 진리로 통하는 입구에는 문이 없다. 

문이 없는데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가. 이런 소릴 듣지 못했는가. 

"문을 통해 들고나는 것은 잡스런 것들이요, 인연을 통해 얻은 것은 마침내 부서지고 말 것이다." 

기실 이런 이야기도 평지에 괜히 일으킨 풍파요, 멀쩡한 살갗에 종기를 짜는 칼을 들이댄 것이다. 

하물며 언어문자에 매달려 지혜를 구하는 짓이야 무엇하겠는가? 

이는 몽둥이를 휘둘러 달을 쳐내는 것과 같고, 가려운 발을 신발 위에서 긁어대는 것과 같으니 

무슨 절실한 교섭이 있겠는가.

소정 무자년(1228년) 여름, 동가의 용상사에서 대중들의 수좌로 있을 때, 나는 가르침을 청하는 

납자들의 부탁을 어쩌지 못해서 옛 사람들의 공안을 '문을 두드리는 기와조각'으로 삼아서 각각의 

근기(根機)에 따라 학인들을 인도하였다. 이모저모 초(抄)하다 보니 어느새 책 한 권 

분량이 되었다. 

처음부터 계통과 순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었다. 모아보니 모두 48칙이었다. 

뭉뚱그려 {무문관(無門關)}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용기가 있는 납자는 위험을 돌아보지 않고 칼 한 자루 꼬나잡고 곧바로 뛰어들면 여덟 팔 가진 

나찰신장(神將)도 막지 못할 것이며, 서역의 28대의 조사와 중국의 6대의 조사도 그 늠름한 

기상에 목숨을 구걸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혹여 주저하고 머뭇거리면, 창 틈으로 달리는 말을 보듯 눈 깜박할 사이에 벌써 

놓치고 말 것이다. 

 

송(頌)하여 말하길,

큰길에는 문이 없다.
그렇지만 길은 또한 어디에나 있다.
이 관문을 뚫고 나가면
온 천하를 당당히 걸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