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는 부처님 말씀] 십대제자들이 걸어간 길
부처님이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그때 사리풋타는 많은 비구들을 데리고 산보를 하거나 담소를 하고 있었다.
마하목갈라나, 마하카사파, 아니룻다, 레바타, 카차야나, 푸루나, 우팔리, 수붓티,
라훌라, 아난다, 데바닷다 등도 각각 그 무리들과 함께 삼보하거나 담소하고 있었다.
이를 본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했다.
“사람은 근기와 성정이 서로 비슷한 점이 있다. 그래서 착한 사람은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은 악한 사람과 자주 어울린다. 마치 젖은 젖과 어울리고 소는 소와
어울리고 똥은 똥물과 어울리는 것과 같다.”
부처님은 각각의 큰 제자들과 그를 따르는 수행자들의 훌륭한 특징에 대해 말씀했다.
“사리풋타를 따라 산보하는 비구들을 보라. 그들은 모두 지혜로운 수행자들이니라.
마하목갈라나를 따라 산보하는 비구들을 보라. 그들은 모두 신통을 갖춘
수행자들이니라. 마하카사파를 따라 산보하는 비구들을 보라.
그들은 모두 열한가지 두타행(頭陀行)을 실천하는 수행자들이니라.
아니룻다 따라 산보하는 비구들을 보라.
그들은 모두 하늘 눈(天眼)을 갖춘 수행자들이니라.
레바타를 따라 산보하는 비구들을 보라. 그들은 모두 선정(禪定)에 잘 드는
수행자들이니라. 카차야나를 따라 산보하는 비구들을 보라.
그들은 모두 의리를 잘 분별하는 수행자들이니라. 푸루나를 따라 산보하는
비구들을 보라. 그들은 모두 설법을 잘 하는 수행자들이니라.
우팔리를 따라 산보하는 비구들을 보라. 그들은 모두 계율을 잘 지키는
수행자들이니라. 수붓티를 따라 산보하는 비구들을 보라.
그들은 모두 공(空)의 이치를 잘 아는 지혜로운 수행자들이니라.
라훌라를 따라 산보하는 비구들을 보라. 그들은 어려운 일을 잘 참는 수행자들이니라.
아난다를 따라 산보하는 비구들을 보라. 그들은 모두 많이 듣고 한번 들은 것은
잊지 않는 수행자들이니라.”
사람은 본래 선악이 없으나惡과 벗하면 惡하게 물들어
10대 제자 장점 가까이하면올바른 수행의 길로 가리라
그러나 부처님은 데바닷다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씀했다.
“데바닷다와 산보하는 비구들을 보라. 그들은 모두 악의 우두머리로서
선근이 없는 자들이니라.
그러므로 그대들은 나쁜 벗이나 어리석은 이와 더불어 지내지 말라.
항상 착한 벗과 지혜로운 이와 더불어 사귀어라.
사람은 본래 선악이 없다. 하지만 악한 사람과 함께 친하게 지내면 뒤에
반드시 악의 원인을 만들어 나쁜 이름을 천하에 퍼뜨리게 되리라.”
이 말을 듣고 데바닷다를 따르던 30여명의 수행자들은 부처님 앞에 나와 참회하고
용서를 구했다. 부처님은 그들이 과거를 고치고 미래를 닦도록 참회를 받아주었다.
-<증일아함 46권 목우품(牧牛品) 제3경>
부처님의 10대 제자는 지혜제일 사리불, 신통제일 목갈라나, 두타제일 가섭,
다문제일 아난다, 천안제일 아나율, 지계제일 우팔리, 논의제일 가전연, 설법제일
부루나, 해공제일 수보리, 밀행제일 라훌라 등이다.
이 10대 제자가 언제 어떤 기준으로 선정됐는지는 알 수 없다.
최초의 제자인 교진여의 이름이 없는 대신 ‘해공제일 수보리’가 거론된 것으로 보면
대승불교 초기에 이르러서일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10대 제자들이 ‘각각의 무리들을 이끌고 있다’는 표현이다.
이는 부처님 당시의 수행자들이 누구를 의지해 수행했는지를 짐작케 한다.
수행자들은 교단의 규모가 커지자 각기 존경하는 상족제자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이루면서 수행과 교화활동을 했다.
부처님과 떨어져 살면서도 교단의 단일성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공동의 법(法)과
율(律)에 의지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공동의 법과 율을 준수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데바닷다가 교단을 분열시키고 배신의 길을 걸었던 것이 그 예다.
요즘도 가끔 그런 일이 있다.
홍사성 〈불교평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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