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의 필요 ♣
비워야 찬다.
불법 공부하는첫 관문은 ‘참회’
그대로 자신 드러내면,
진정한 자신 눈떠 불법을 공부하는데 있어서 참회야말로 첫 관문이다.
참선도 마찬가지이다.
‘본 마음·참 나’를 찾기에 앞서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는
과정은 소중하다.
‘본 마음·참 나’는 그만두고 ‘거짓된 마음, 거짓된 나’ 조차
제대로 돌아본 적이 있는가 말이다.
스스로를 돌아다보는 자기반성이 전제되지 않는 한, 공부의 진전은 있을 수 없다.
이것은 마치 꽉 찬 그릇에 더 이상 아무 것도 담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아무리 좋은 가르침, 아무리 귀한 체험이라도 그릇 밖으로
흘러 넘쳐버릴 수 밖에 없다.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사고방식에 대한 과감한 포기야말로 ‘그릇비우기’이다.
비워진 그릇이라야 채울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비울 것인가? 탐·진·치 삼독을 비운다.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우선 탐욕심 내었던 것들을 생각해 참회한다.
그리고 성냄, 어리석음의 순으로 부처님께 참회한다.
마지막으로는 생각나지 않는 일체의 것들까지 참회한다.
부처님이 바로 앞에 계시다 생각하고, 마치 할아버지와
대화하듯이
“부처님, 이러저러하게 지나친 욕심을 내었습니다.
앞으로는 안 그러겠습니다.” 하고 다짐한다.
중요한 관건은 ‘무조건적인 참회’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조건부 참회가 되어서는 의미가 없다.
예컨대,
길을 걷다가 느닷없이 앞사람에게 뺨을 맞아 화를 내었다
치자.나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 하지만 화를 내었다는
것은 스스로의 자성 상에 불을 일으킨 것이다.
참회해야 한다. 상대방에게 참회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자성에 참회하는 것이다.
어리석음 가운데 가장 어리석은 것은 ‘나 잘 낫다’는
생각이다.또한 인과법을 1백퍼센트 믿지 않는 것도
어리석음이다. 모두 참회해야 한다.
이렇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다 보면, 비로소 진정한
자신에 눈뜨게 된다. 잘 나면 잘난 대로 못나면 못난 대로,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흠뻑 사랑하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참회를 통해 얻게 되는 귀중한 결실이다.
완전한 존재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자신을 사랑하려 한다면,
인생을 낭비하고 말 뿐이다.
지금 이 순간 이 곳의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없다면,
언제 어디서의 바꿔진 내 모습을 사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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