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스님 공주 동학사서 ‘마음치유 콘서트’]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
주변에서 나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가 많을 때는 내가 너무 받기만 하고 사는 것이 아닌가?
반성해 봐야 합니다.
근거 없이 나를 싫어한다면 그것은 내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문제입니다.
누구나 스스로 존귀하다는 것을 느껴야 합니다.
내 눈에 비친 내 모습은 과연 행복한가?
행복하다면 그 자체로 주변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준 것입니다
한국 스님 최초 미국 대학교수, 하버드대 출신, 트위터 스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등 다양한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청량제 같은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혜민스님이 전통과 미래를 열어가는 승가교육의 혁신도량 계룡산 동학사에서 마음치유
콘서트를 가졌다.
지난 6월13일 실상선원 앞마당에서 열린 콘서트에는 동학사승가대학 학인들과 일반인 800여
명이 동참했다. 스님은 고향인 대전을 추억하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 등을 강의했다.
혜민스님의 강연을 정리한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크게 세 가지 부류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는 것 같습니다.
내가 잘 모르는 사람에게 받는 상처가 있고, 내가 잘 아는 친구들에게 받는 상처가 있습니다.
또 내가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상처를 받는 경우도 참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 상처들을 어떻게 하면 치유할 수 있을까를 오늘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내가 미국에서 발심을 해서 행자가 되기 위해 귀국해서 행자교육원에 들어갔습니다.
그 당시가 IMF가 끝날 무렵이라 행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보자마자 괜히 나를 좋아하는 행자가 두 명 있었습니다.
그 두 분과는 교육이 끝날 때까지 친하게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듯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두 사람 있었습니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 데 나를 싫어했습니다.
하루는 해우소를 가는데 뒤에서 들으라고 “야, 저기 미제 중 간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는 분명 한국산인데 그런 말을 들어서 마음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정면 돌파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시간이 있을 때 그분을 찾아가 도대체 왜 나를
싫어하는가를 물었습니다.
그 분은 혜민 행자를 특별하게 싫어하는 것은 아닌데 자신이 옛날에 미국에 가려고 비자
신청을 했는데 탈락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를 왜 싫어하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내가 비자를 받는데 방해하지도 않았는데도 당신이 가지 못했던 미국에서 왔다는 것에
무조건 싫어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살다보면 나와 잘 맞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 것입니다.
근거 없이 나를 싫어한다면 그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내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문제입니다.
영화 ‘써니’를 보면 지방에서 올라온 예쁜 여자아이를 서울에 사는 새침때기 애가 보자마자
싫어합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은 아파하면서 왜 서울에 있는 애가 나를 싫어할까를 고민합니다.
그러다 이유를 알아보니 원인은 새침때기의 새엄마가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과 똑같은
사투리를 쓴다는 것이었습니다.
새엄마를 싫어하는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서 지방에서 올라온 애를 싫어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이런 것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친구들이 나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이 내 잘못인가 생각하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기가
갖고 있었던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투사해서 괴롭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만히 보면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이나 한두 번 본 사람인데 나에
대해 잘 안다고 떠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약간의 잘못한 근거가 있을
때가 있습니다.
미국에 가십(뒷담화)이 사회에서 왜 생성되는가를 연구한 아람그랜드라는 유명한
교수가 있습니다.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가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베푸는 사람과 내가 받은 만큼만 딱 맞춰서 주려고 하는 사람,
내가 베푼 것보다 많은 것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베푼 것보다 많은 것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뒷담화가 형성됩니다.
동창모임이나 계모임 등에서 저녁식사를 잘하고 계산할 때가 되면 어떤 친구가 화장실로
사라집니다.
그러면 뒷담화를 하게 됩니다.
뒷담화가 왜 생기고 사회적 역할이 무엇이냐 하면 최소한 우리가 받은 만큼은 베풀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그 사람을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이 그 사람을 향해 언어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나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가 많을 때는 내가
너무 받기만 하고 사는 것이 아닌가 반성해 봐야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잘 아는 사람들에게도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이메일로 고민에 대한 상담을 요청해옵니다.
20대 젊은이들의 제일 많은 고민이 취업 걱정과 연애 이야기입니다.
경기침체로 취업을 걱정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또 아이러니하게도 혼자 사는 저에게 연애상담을 많이 합니다.
한 여자 대학생이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남자친구가 있는데 군대를 가면서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렸는데 제대하면서 나를 배신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 학생은 배신을 당하니 당연히 괴롭고 힘들겠지요. 그래서 제가 “가만히 생각해 봐요. 지금
배신당하는 것이 나아요? 아니면 나중에 결혼해서 애 낳고 배신당하는 것이 나을까요?”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러니 그 학생이 “지금 배신을 당하는 것이 낫겠지요”라고 하더군요.
아픔을 통해서 ‘나에게 정말로 소중한 가르침을 하나 주는구나’ 깨달아야 합니다.
내 마음을 잘 추슬러서 다음번에 만나게 될 사람에게 똑같은 실수를 범하지 말고 조금
성숙한 모습으로 지내라고 도움을 주었구나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해석하는 것이 나를 위해 좋습니다.
다음은 우리가 가족들에게 상처를 받는 일입니다.
가족들에게 상처를 받고 있는 이메일을 받으면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제목이 ‘스님께서도 저를 무시하면 저 죽어요.’ 아침에 이메일을 열면서 깜짝 놀라고 한편으론
가슴이 짠합니다.
그 학생들이 얼마나 부모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했으면 이런 메일을 보내겠어요.
또 한 고등학생이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우리 엄마가 너무 집착이 강해요. 방학인데 저와 의논도 하지 않고 비싼 학원을 여러 군데
등록을 해놨어요.
우리 엄마가 통제를 하려고 해서 불만입니다. 우리 엄마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여기에 계신 분들도 자식들 통제 많이 하시죠?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을 엄마가 결정하다 보니 대학에 가서도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를
모릅니다.자기 인생의 운전대를 자기가 쥐고 간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때문에 행복을
모릅니다. 간섭이 강하다 보면 나중에는 아이들은 폭발합니다.
그러면 엄마 입장에서는 억울해합니다.
또 엄마들은 아이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려고 합니다. 자신이 어렸을 때 하지 못했던 피아노를
딸에게 시키고 잘 하지 못하면 속상해 합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피아노를 딸에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엄마가 직접 배워야 합니다. 엄마가 스스로 존귀하다는 것을 느껴야 합니다.
내가 행복해야 남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나를 행복하게 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겠습니까?
엄마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바로 엄마 스스로가 행복한 것입니다.
그래서 혹시 자신에게 질문을 해보세요.
“내 눈에 비친 내 모습은 과연 행복한가?”
행복하다면 아이에게 큰 선물을 준 것입니다. 엄마는 아이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거울이 작동을 잘해야 합니다. 아이가 밖에서 들어와 놀았던 이야기를 할 때 엄마가 긍정적인
반응을 하면 아이들은 ‘아, 내 행동은 엄마의 관심을 받을 만하구나. 내 행동은 의미가 있구나.
그러기 때문에 내 존재는 사랑을 받을 만하구나’ 느낍니다.
반대로 비교하고 콤플렉스가 있으면 거울 모양이 불행합니다. 그래서 내가 불행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앞에 소중한 사람이 있어도 다독거려 줄 수가 없습니다.
또 아이도 엄마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면 자존감을 상실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집착을 많이 합니다. 아이들을 위해 해주려고 하지 말고
내 스스로가 먼저 행복해지는 일을 해야 합니다.
운동을 해도 좋고 산책, 음악을 들어도 좋습니다. 또 사찰에 가서 기도를 해도 좋습니다.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시간을 가져야지 남편이나 아이가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얘기해도 모든 것을 감내하고 받아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다보면 속상한 일도 많고 또한 주위에서 나를 위로해 주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분들을 생각해 힘든 일이 있을지라도 용기를 잃지 말고 자기를 사랑하고 인정하는 사람이
되길 기원합니다.
[불교신문2927호/2013년7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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