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물거품이요 마음은 바람 같은 것♣
제2 시기불(尸棄佛) 尸棄佛 同前劫 偈 曰 起諸善法本是幻 造諸惡業亦是幻 身如聚沫心如風
幻出無根無實相 (如云 幻起無根 卽實相 是了妄卽眞) 시기 부처님은
앞의 장엄겁 때의 부처님이다.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온갖 선한 일을 하는 것도 본래 환술이며 여러 가지 악한 일을 하는 것도 또한 환술이다.
몸이란 물거품 같고 마음이란 바람 같은 것 환술에서 나온 것은 근본도 없고 실상도 없다.
(이를테면 ‘환술로 생긴 것은 근본이 없으니 그것이 곧 실상이며,
허망을 알면 곧 진실이다.’라는 말과 같다.)
허망한 꿈을 좇지 말며 오욕에 흔들리지 말라 해설 : 시기불은 과거 겁의 부처님 중에서
제2부처님이다.
<장아함경>중
<대본경>에는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7만세가 될 때 세상에 출현하셨으며 종성은 찰제리이며
성은 구리야며 아버지는 명상(明相)이며 어머니는 광요(光耀)며 관상성에 살았다.
분타리 나무 밑에서 3회의 설법을 하여 2십5만 명을 제도하였다는 내용이 보인다.
여기에 소개한 게송은 경전에는 보이지 않고 <전등록>에 보인다.
게송의 내용은 환술(幻術)법문이다. 환술이란 요술, 또는 마술이다.
모든 것이 눈앞에 확실하게 존재하는데 그것들의 진실을 꿰뚫어 본 깨달음의 눈에는
아무 것도 실재하지 않는다.
그 사실을 부처님은 미혹한 사람들에게 무어라고 설명할 길이 없다.
그래서 환술을 예로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세상 사람들의 중요한 관심사는 선과 악, 그리고 죄와 복의 문제다.
그런데 그 선과 악이라는 것이 실체가 없다.
마치 환술을 하는 사람이 마음먹은 대로 온갖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
환술로 온갖 물건을 만들어내지마는 아무 것도 실재하는 것은 없다.
여러 가지라는 것 중에서도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사람의 몸과 마음이다.
선과 악이 그렇듯이 몸은 물거품과 같고 마음은 바람과 같다. 모두가 실체가
없으며 허망한 존재라는 뜻이다.
선과 악은 모두가 이 몸과 마음이 짓는 일이다. 몸과 마음은 뿌리가 되고
선과 악은 지엽이 된다.
근본 뿌리가 실재하지 않는데 그 지엽이 어디에 있겠는가.
죄와 복도 그와 같은데 하물며 쥐꼬리만 한 명예나 닭 벼슬 같은 벼슬이나 먼지 같은
재물이야 말해 무엇 하랴.
그러므로 진실이란 모든 존재가 허망하다는 사실이다. 즉 허망하다는 사실이 진실이다.
몸도 마음도 선도 악도 이와 같이 허망하여 실체가 없는 것으로 관찰 하면 그는 깨달은
사람의 안목을 가진 것이다.
곧 부처님의 견해와 다르지 않다.
<직지심경>을 찬술하신 백운스님은 시기불의 게송에 간단한 착어(괄호안의 내용)를
붙였는데, 몸도 마음도 근본이 없는 것이 마치 환술로 생긴 것과 같다.
근본이 없어서 환술로 생긴 것과 같은 것이 곧 실상이라고 하였고, 다시 모든 존재의
허망한 사실을 알면 그것이 곧 진실이라고 하였다.
다시 정리하면 허상이 실상이며 허망한 사실을 아는 것이 곧 진실을 아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무엇에 의지하고 무엇에 매달리겠는가.
인생사와 세상사가 모두 다 허망하다는 사실만이 진실인 것을. 인생사를 이렇게
이해한다면 그 어떤 영광에도, 그 어떤 오욕에도 마음 흔들릴 까닭이 없다.
깃털처럼 가볍고 편안하게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직지심경>의 역사적 가치와 인쇄 문화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부처님과 조사스님들의
깨달음에 의한 이와 같은 진리의 가르침이 더욱 값지고 소중한 것이다.
이와 같은 진리의 말씀이 직지심경의 문화적 가치와 함께 전 인류에게 전해져서 모든 사람들이
더 이상 취생몽사하지 않고 인생을 다 같이 밝게 살고 행복하게 살게 된다면 <직지심경>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치와 이유가 제대로 발휘되리라 생각한다.
무비스님 / 조계종 전 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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