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비춤’을 수행

 

♣‘마음 비춤’을 수행♣ 

가만히 하던 일을 멈추고,지금 글 읽는 것을 멈추고 내 안을 비추어 보시기 바랍니다.
내 안에서 어떤 생각이 일어나고 있는지!내 안에서 어떤 생각이 일어나게 될지!
내 몸이 어떤 움직임이나 행동을 취하게 될지!
바로 이 다음 순간 무슨 생각이 일어나게 될지!

두 눈 똑바로 뜨고 마음의 빛을 안으로 안으로 돌이켜 예민한 집중력을 가지고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바로 다음 순간 일어날 생각, 움직임’에 대하여 잠시 관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글 읽는 것을 멈추고 마음을 바라보세요.
...
......
아니요.
너무 이릅니다.
천천히 조금 더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
......
잠깐 지켜보다가
금새 다시 이 글을 읽으려는 생각이 일어날겁니다.
이 다음엔 무슨 말이 쓰여져 있을까? 싶기도 하고,빨리 이 글을 다 읽어 마치려는 목적의식이
마음 비춤을 그만 두도록 만들려고 할 것입니다.

그 마음도 그저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기만 하세요.
바로 그 생각을 보고 있으면 됩니다.
조금 더 비추어 봅시다.
...
.....
지금 이 마음 비춤에서 무언가를 얻으려고 애쓰지 마세요.
이렇게 하라는 이유는 무언가 얻을 것이 있으려니 싶은 마음에
욕심을 내어 마음 비춤의 결과를 얻고자 노력하지 마세요.
다만 그 마음까지도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
......
빨리 ‘마음 비춤’을 수행해서 이 글에서 요구하는 것을 얻어야 겠다는 생각도 지켜보기만 

할 뿐이고, 빨리 마음 비춤에서 얻을 것을 얻어 다음에 나올 글을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비추어 보시기 바랍니다.
오직 지금 이 순간‘다음 순간에 이어질 생각’이 무엇일지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뿐입니다.
오직 그것만이 이 순간의 목적이 되도록 하세요.

빨리 생각을 비추어 보고 다음 글을 읽으려 한다거나, 빨리 생각을 비추고 다음 글을 

읽고 나서 내가 해야 할 다음 일을 해야하겠다 하는 그 마음도 있는 그대로 비추어 

보기만 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생각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에 있지 않기 때문이며,
비추어 봄이 목적이 아니라 빨리 끝내고 다른 것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 비추어 보는 집중의 힘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다 놓아버리고, 이 다음 순간 해야할 일들을 다 놓아버리고, 오직 지금 이 순간은
‘다음 순간 일어날 생각, 움직임’을 지켜보기만 하시기 바랍니다.
될 수 있다면 충분히 집중하여 지켜봄을 연습하세요.

지켜보는 힘이 강해질 때 우린 오직 이 순간에 있게 될 것이고, 그 순간 아무런 생각도 

일어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순간도 잠시 뿐 얼마 안 가 다른 생각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것은 관찰하는 집중의 힘이 약화되었다는 증거입니다.

강하게 깨어있을 때 예민하게 집중하고 있을 때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은 소멸될 것이며,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이고 그 순간 우리 내면은 평화로우며 아무런 잡념이며 

생각들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마음을 예민하게 깨어있도록 하고,
‘이 다음에 일어날 생각이나 움직임’등을 관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
......
일어나는 생각들에 대해서 아무런 판단도 분별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왜 자꾸 잡념이 들까?’
‘왜 자꾸 생각이 일어날까?’
하고 답답해 할 것도 없고, 산만한 주의력을 탓할 것도 없습니다.

다만 그 일어나는 생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할 뿐 그 생각에 대해 아무런 판단도 하지 말고,
분별이나 비판, 분석하며 따지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 깨어있음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참나와 만날 수 있는 조금 좁긴 하지만 소중한 통로와 마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과의 이러한 대면은 우리를 깨달음으로 이끌 수 있는 소중한 길이며,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고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풀 수 있는 소중한 지혜와 내적인 힘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 모든 삶의 문제들은 과거와 미래라는 시간의 환상을 바탕으로 하여
판단, 분별, 생각들이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에,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생각하고, 분별하며, 

분석하고 따지려 든다면 우린 영원히 그 문제를 풀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열쇄는 바로 지금 이 순간 깨어있는 일입니다.
판단과 분별을 다 놓아버리고, 과거와 미래를 다 놓아버리고, 오직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일입니다.
될 수 있다면 자주 자주 깨어있음을 연습하시기 바랍니다.
일을 하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대중 속에서, 분주함 속에서도 지금 이 순간을 비추어 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기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 관한다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이 느껴지겠지요.
당연합니다.
지금까지 우리 삶의 방식은 이 순간이 아닌 과거나 미래로 가 있었고, 지켜봄이 아닌 분별과 

판단 속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이 필요한 것입니다.
자주 자주 이런 깨어있음을 연습해야 합니다.
그 어떤 구체적인 삶의 문제라도 오직 이 깨어있음의 연습만이 그 문제를 풀어줄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깨어있는 것은(관조) 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받아들인다는 

말이고(섭수),
과거나 미래, 판단이나 분별 등 일체를 다 내맡긴다는 말이며(방하),
지금 이 순간과 연결되어 있는 참나의 존재를(자성불)
굳게 믿고 그것과 하나되려는 연습인 것입니다.

회사 일 때문에 답답하십니까?
미워하는 사람 때문에 괴로우신지요?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가 꽉 막힌 것 같으십니까?
당장에 필요한 돈 때문에 걱정이 되십니까?
진급이며, 합격에 대한 불안감에 휩쓸리지는 않으신지요?
무엇이든 좋습니다.
괴로운 일이 있으십니까?

저 부처님에서부터 인류의 모든 깨어있는 성자들이 궁극의 해결 방법으로 내던져 준 훌륭한 

답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깨어있으십시오.’
‘근심 걱정 다 놓아버리고 다만 지금 이 순간 비추어보기만 하십시오’

법상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