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華嚴經) 해설(解說)- 제10강 화엄경의 내용 -제5회 3품
제5회의 주요 내용은 10회향법문이다.
23. 승도솔천궁품
세존께서는 다시 위신력으로 보리수 아래 내지 야마천궁을 떠나지 않고서 도솔천으로
향하셨고, 도솔천왕에 의해 설법처가 마련되었다.
24. 도솔궁중게찬품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금강당보살을 위시하여 당(幢)자가 돌림자인 견고당․용맹당․
광명당․지당․보당․정진당․이구당․성수당․법당보살 등 10보살들이 수많은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데 이르렀다. 이 제5회의 설주는 금강당보살이니 금강은 지혜를,
당은 지혜를 바탕으로 한 자비의 기치를 말한다.
그때 세존께서 두 무릎으로 광명을 놓아 시방법계를 두루 비추며 신통을 나투셨다.
10대보살이 차례로 게송으로 부처님 세계를 찬탄하였다.
아래 게송은 금강당보살이 찬탄한 게송 가운데 하나이다.
색신이 부처 아니며 色身非是佛
음성 또한 그러하나 音聲亦復然
색신과 음성을 떠나서 亦不離色聲
부처님 신통력을 보는 것도 아니다. 見佛神通力
《금강경》에서는
만약 색으로 나를 보거나 若以色見我
음성으로 나를 구하면 以音聲求我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하는 것이요 是人行邪道
여래를 볼 수 없다. 不能見如來
라고 하였으나,《화엄경》에서는 법신이 색신을 통해서 중생 앞에 나타나시는 것이다.
《금강경》오가해의 종경송에 보면, "보신(報身) 화신(化身)은 참되지 않고
마침내 허망한 인연이요, 법신이 청정하여 광대함이 끝이 없다. 천강에 물이
있으면 천강의 달이요, 만리에 구름없음에 만리의 하늘이다"라고 하였다.
법신이 응․화신으로 나타나시는 것이다.
보살이 중생들에게 회향하는 모습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몸으로 나투어진다고
하겠다. 우리는 석가모니불도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로 모시고 있다.
25. 십회향품
금강당보살이 보살지광삼매에서 일어나 보살로 하여금 부처님의 회향을 닦아
배우도록 하였다. '회'는 돌리는 것〔轉〕이고 '향'은 나아가는 것〔趣〕이다.
십회향은 다음과 같다.
(1) 일체 중생을 구호하면서도 중생이라는 생각을 떠난 회향(救護 一切衆生離衆生相廻向)〈回自向他〉
이는 자신을 돌려서 타인에게로 향하게 한다는 회자향타(回自向他)로 요약되고 있다.
보살에게 선근이 있을지라도 만일 일체 중생을 요익되게 하고자 하지 않으면 회향이라 할 수 없다.
여기서 보살이 보시바라밀을 행하고, 지계바라밀을 맑히고, 인욕바라밀을 닦고,
정진바라밀을 일으키고, 선정바라밀에 들어가고, 반야바라밀에 머물러 대자․대비․대희․대사 등
사무량심으로 무량 선근을 닦아 두루 중생을 이롭게 하고 일체지를 얻게 한다. 보살마하살이
선근을 닦을 때, '이 선근으로 일체 중생을 두루 이롭게 하여 모두 청정케 해서 마침내는
영원히 고통을 떠나게 하여지이다'라고 회향한다.
보살마하살은 모든 선근으로 이와 같이 회향하여, 일체 중생에게 평등하게 이익을 주며 마침내
모두 일체지를 얻게 한다.
(2) 깨뜨릴 수 없는 회향(不壞廻向)〈回小向大〉
불괴회향은 깨뜨릴 수 없는 믿음을 얻어 안주하여 그 선근을 중생에게 광대히 회향하는 것이다.
비록 선근이 적으나 널리 중생을 포섭하여 환희심으로써 광대히 회향한다.
보살은 부처님 계신 데서 깨뜨릴 수 없는 믿음을 얻으니 모든 부처님을 다 받들어 섬기기 때문이다.
보살들과 내지 처음 한 생각을 내어 일체지를 구하는 이에게서까지 깨뜨릴 수 없는
믿음을 얻으니 모든 보살의 선근을 서원하고 닦으면서 지칠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모든 불법에서 깨뜨릴 수 없는 믿음을 얻으니 수호하고 머물러 지니기 때문이며,
일체 중생에게 깨뜨릴 수 없는 믿음을 얻으니 인자한 눈으로 평등하게 보고 선근으로
회향하여 널리 이롭게 하기 때문이다.
보살이 이와 같은 깨뜨릴 수 없는 믿음에 안주할 때 보리심을 더욱더 자라게 하며,
부처님들의 지으신 일을 따라 배운다.
(3) 모든 부처님과 동등한 회향(等一切諸佛廻向)〈回自己因行 向他因行〉
모든 부처님께서 회향하시는 도를 따라 배워 중생을 이롭게 하는 회향이다. 보살이 모든 선근으로써 부처님께 회향해 마치고 다시 이 선근으로써 일체 보살에게 회향하고 내지 중생에게 회향한다.
보살은 모든 부처님께서 회향하는 도를 배울 때 모든 색과 내지 법의 육진경계가 아름답거나 추함을 보더라도 애증을 내지 않아 마음이 자재하며, 허물이 없어 청정하며, 기쁘고 즐거워서 근심 걱정이 없으며, 마음이 부드러워 여러 감관이 상쾌하다.
보살이 이와 같은 안락을 얻었을 때 또다시 발심하여 부처님들께 회향한다. 즉, '내가 지금 심은 선근으로 부처님의 낙이 더욱 늘어나게 하여지이다' 한다. 이런 선근으로 부처님께 회향하고 다시 이 선근으로 보살에게 회향한다. 즉, 원이 채워지지 않는 이는 가득 채워지게 하고, 마음이 맑지 못한 이는 청정하게 한다.
보살이 선근으로써 이같이 보살에게 회향하고는 다시 일체 중생에게 회향한다. 일체 중생이 심은 선근이 아무리 적더라도 한 순간에 부처님을 보고 법을 듣고 스님들을 공경하여지이다고 원한다.
따라서 이상의 셋을 중생회향이라 한다.
(4) 모든 곳에 이르는 회향(至一切處廻向)〈回因向果〉
보살이 선근 공덕의 힘으로 모든 곳에 이르는 회향이다. 보살이 선근을 닦을 때 선근 공덕의 힘으로 모든 곳에 이르러지이다고 한다. 이 선근이 모든 여래의 처소에 두루 이르러 삼세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내지 온갖 공양거리로 공양하여 한량없고 끝이 없는 세계에 충만하여지이다고 한다.
(5) 다함이 없는 공덕장 회향(無盡功德藏廻向)〈回劣向勝〉
보살이 모든 선근을 회향하여 불국토를 장엄하는 회향이다. 범부와 이승의 복을 수희하여 무상보리에 회향한다.
보살은 모든 업장을 참회하고 일으킨 선근과, 삼세 모든 부처님께 예경하고 일으킨 선근, 모든 부처님께 설법해 주시기를 청하여 일으킨 선근,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부지런히 수행하여 광대한 경계를 깨닫고 일으킨 선근, 모든 부처님과 중생의 선근을 모두 따라 기뻐해서 일으킨 선근들이 있다. 보살은 이와 같은 선근 등을 모두 회향하여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장엄한다.
(6) 모두 평등한 선근에 들어가는 회향(入一切平等善根廻向)〈回比向證〉
온갖 보시 등을 통하여 견고한 일체 선근에 수순하는 회향이다. 보살의 견고한 일체 선근을 따르는 회향이란 보살의 그 위덕이 널리 퍼지어 중생을 구제함을 말한다. 그리하여 많은 권속이 있어 다른 이들이 저해할 수 없다.
왜냐하면 온갖 보시를 구족하게 행하며, 부처님의 정법을 보호․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고초라도 달게 받으며, 법을 구할 때 한 글자를 위해서라도 모든 소유를 죄다 버리며, 항상 바른 법으로 중생들을 교화하여 선행을 닦고 악행을 버리게 하며, 중생들이 남을 해롭게 하는 것을 보면 자비심으로 구원하여 죄업을 버리게 한다.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보시할 때 잘 거두는 마음을 내어 회향한다. 이른바 색을 잘 거두어 견고한 일체 선근에 수순하며, 수․상․행․식을 잘 거두어 견고한 일체 선근에 수순한다.
따라서 이 셋을 보리회향으로 묶을 수 있다. 이하는 실제회향이다.
(7) 일체 중생을 평등하게 따라주는 회향(等隨順一切衆生廻向)〈回事向理〉
이는 보시 등의 선근을 쌓아 모아서 평등하게 일체 중생을 수순하는 회향이다. 보살은 가는 데마다 모든 선근을 쌓아 모은다. 크고 작은 선근을 비롯하여, 모든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 등을 기르는 선근이다.
보살마하살은 모든 선근으로 일체 중생이 모든 험난한 곳을 떠나 일체지를 얻어지이다고 회향한다. 보살이 이와 같이 회향할 때 모든 공덕이 청정하고 부처님의 평등을 얻는다.
(8) 진여인 모양의 회향(眞如相廻向)〈回差別行向圓融行〉
진여상과 같이 보살이 항상 선한 마음으로 선근을 회향하는 것이다. 선근으로 항상 원만하고 걸림없는 신(身)․구(口)․의(意) 삼업을 성취하여 대승에 안주하고 보살행을 맑게 닦아지이다고 원한다. 보살이 항상 선한 마음으로 회향하기를 진여가 모든 곳에 두루하여 끝이 없듯이, 선근의 회향도 모든 곳에 두루하여 끝이 없고자 한다.
진여가 끝까지 청정하여 온갖 번뇌와 함께 하지 않듯이, 선근의 회향도 일체 중생의 번뇌를 없애고 청정한 지혜를 원만케 한다.
(9) 집착도 속박도 없는 해탈회향(無縛無著解脫廻向)〈回世向出世〉
집착과 속박이 없는 해탈한 마음으로 회향하는 것이다. 보살은 모든 선근을 존중한다. 부처님께 예경하고, 합장 공양하고, 탑에 정례하고, 부처님의 설법을 청하는 데 마음으로 존중하나니, 이런 여러 가지 선근에 모두 존중하여 수순한다.
보살은 여러 선근으로 집착과 속박이 없는 해탈한 마음으로 보현의 광대한 정진을 일으킨다. 부처님들이 보살로 계실 때 닦으시던 회향과 같이 회향한다. 모든 부처님들의 회향을 배우며, 모든 부처님들의 회향하시는 길을 따른다. 세간과 세간법을 분별하지 않으며, 중생을 조복하거나 조복하지 않음을 분별하지 않으며, 자신과 타인을 분별하지 않는다.
(10) 법계와 평등한 무량회향(等法界無量廻向)〈回順理事向所成事〉
이는 법보시를 비롯하여 모든 청정한 법으로 법계와 평등한 한량없는 회향을 말한다. 보살마하살은 법사의 자리에 있으면서 법보시를 널리 행한다. 큰 자비심을 일으켜 중생들을 보리심에 편히 있게 하며, 중생들을 위해 깨뜨릴 수 없는 견고한 선지식이 되어 선근이 자라서 성취하게 한다.
법보시한 선근으로써 회향하여 보현의 한량없고 끝없는 보살의 행과 원을 원만하게 성취하며, 허공과 법계의 모든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장엄하며, 일체 중생들에게도 이와 같이 끝없는 지혜를 두루 성취하여 모든 법을 알게 한다.
이상과 같이 10종회향은 십바라밀이 체가 된다. 그리고 삼처회향(三處廻向)으로 묶을 수 있으니 중생회향․보리회향․실제회향이다. 자기만행을 돌이켜서 삼처에 향하는 것이다. 사찰에서는 상단을 향하여 항상 '삼처에 회향하여 다 원만하여지이다〔廻向三處悉圓滿〕'이라 축원하고 있다.
원효대사는《화엄경》을 이〈십회향품〉까지만 주석한 후 절필하고는 회향하러 중생 속으로 뛰어들었다고 한다. 원효가 주석한《화엄경》은 물론《육십화엄》일 것이다.《육십화엄》은〈십회향품〉이〈금강당보살십회향품〉으로 되어 있다. 이 십회향은 원의 성격이 강하여 십회향원으로 일컬어지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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