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가까이하라./법정스님
흙에서 생명의 싹이 움튼다.
흙을 가까이하라.
나약하고 관념적인 도시의 사막에서 벗어날 수 있다.
흙을 가까이해야 삶의 뿌리를 든든한 대지에 내릴 수 있다.
땀 흘려 일하고 나서 물을 데워 끼얹고 새옷으로 갈아입으면,
날개라도 돋아날 듯 상쾌한 기분이다.
동산에 떠오르는 보름달을 맞이하는 날,
나는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이것은 요 근래에 생긴 버릇인데,
둥근달을 맑은 마음으로 마중하기 위해서다.
-오두막 편지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