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부

식심명(息心銘) 소고(小考)-제8구

qhrwk 2025. 6. 29. 07:38

 

 

제8구

영특하고 현명하고 재주 있고 뛰어남이

오히려 어리석음을 기르나니.

순박함을 버리고 음탕함과 화려함에 빠져들면

識馬(식마)가 쉽게 날뛰어

마음 원숭이를 제어하기 어렵도다.

<原文>

英賢才藝(영현재예) 是爲愚蔽(시위우폐)

捨棄淳樸(사기순박) 耽溺淫麗(탐익음려)

識馬易奔(식마이분) 心猿難制(심원난제)

 

<풀이>

<수능엄경 권4>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이 아난을 꾸짖으면서 말하기를.

“네 비록 억만겁토록 여래의 비밀묘엄한 금옥 같은 말씀을

읽고 외워도 하루 동안 무루업(無漏業)인

선정(禪定)을 닦아 익히는 것만 못하다.”

 

박학다식(博學多識)이란 이는 망심이 빚어낸 지식에 불과하고

식당의 메뉴판과 같은 것이다.

메뉴판을 아무리 읽어도 배가 부르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설사 대장경을 읽고 익히며 강설하여도

佛性을 실제 깨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뿐만 아니라 널리 배워 알음알이가 늘수록

정신이 어두워진다는 말이 있듯이

선가(禪家)에서는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청정무구한 마음의 거울에는

부처님의 성스러운 말씀도 오히려 먼지가 된다고 말한다.

 

하물며 세속의 영특한 지식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널리 배우고 많이 들음이 도를 깨닫는 데는 제일 큰 장애가 되므로

옛 고승들도 일찍이 이를 극히 배척하는 것이다.

 

“식마심원(識馬心猿)”이란 말이 있다.

번뇌와 망상이 심하게 일어나 마음속이 안정되지 않은 것이

마치 야생마(野馬)와 들판의 원숭이(野猿)가

움직이고 구르면서 미쳐 날뛰는 것과 같음을 비유한 말인데

지식은 사견(邪見)을 낳고, 궤변을 짓게 되고,

끝내 아견(我見)을 키우고 아집(我執)을 굳건하게 만들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