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從吾所好-부끄러움을 수행하는 법

qhrwk 2025. 8. 3. 07:29

 

 

從吾所好-부끄러움을 수행하는 법

 

有恥可恥 유치가치
부끄러움이 있다면 부끄러워해야 한다.
無恥亦可恥 무치역가치
부끄러움이 없어도 부끄러워해야 한다.
有恥者必無恥 유치자필무치
부끄러움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부끄러움이 없고,
無恥者必有恥 무치자필유치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은 반드시 부끄러움이 있다.

故恥無恥則 고치무치즉
때문에 부끄러운데도 부끄러워 않으면 능히 부끄러움이 있게 되고,
能有恥 능유치
능히 부끄러움이 있게 되고,
恥有恥則能無恥 치유치즉
부끄러운데 부끄러워하면
能無恥 능무치
능히 부끄러움이 없게 된다.

恥有恥者 치유치자
부끄러운 일에 부끄러워함이 있는 사람은
以恥爲恥也 이치위치야
그 부끄러움을 가지고 부끄러워하고,
恥無恥者 치무치자
부끄러운 일에 부끄러워함이 없는 사람은
以無恥爲恥也 이무치위치야
부끄러움이 없음을 가지고 부끄러워한다.

以恥爲恥 이치위치
부끄러움을 가지고 부끄러워하는 까닭에
故思無恥 고사무치
부끄러움이 없게 되려고 생각하게 되고,
以無恥爲恥 이무치위치
부끄러움이 없음을 가지고 부끄러워하는 까닭에
故思有恥 고사유치
부끄러움이 있으려 생각하게 된다.

恥無恥而能有恥 치무치이능유치
부끄러운데도 부끄러워 않으면 능히 부끄러움이 있게 되고,
恥有恥而能無恥 치유치이능무치
부끄러운데 부끄러워하면 능히 부끄러움이 없게 된다.
則是謂脩恥 즉시위수치
이것을 일러 부끄러움을 닦는다고 한다.
要脩之力行而已 요수지력행이이
요컨대 이를 닦아 힘써 행할 뿐이다.

이만부(李萬敷, 1664-1732)의 부끄러움을 닦는 법(脩恥贈學者)이란 글이다.
원문이 모두 98자인데 이 가운데 부끄러울 치(恥)자가 무려 35회나 나오는
재미있는 글이다. 그는 부끄러움이 참 많았던 사람인 모양이다.

부끄러움이 있는 것이 부끄럽고,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 또 부끄럽고,
부끄러운 일을 해 놓고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 부끄럽고,
부끄럽지 않다고 감히 말하는 것이 또 부끄럽고,

부끄러우니까 부끄럽지 않으려고 다짐하고,
부끄럽지 않다는 그 생각이 부끄러워서
또 부끄럽지 않으려고 다짐하고 그랬던 모양이다.
장난스런 글이지만 담긴 내용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집안에 싸움이 일어 났다.하는 짓이 제 맘에 안든다는 것이다.
왜 하는 짓마다 마음에 안들까? 이해와 관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해와 관용이 없으니 부끄러움이 있을 수가 없다.

남의 흠은 보이는데 정작 자신의 눈에 들보는 보이지가 않는다.
그러니 무슨 이해와 관용이 있겠는가.
그러니 무슨 부끄러움이 있겠는가.

 

※ 예전(倪田)의 <柴門相送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