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소군원(昭君怨)’-동방규(東方叫)

qhrwk 2025. 10. 16. 07:48

◇ 뇌소기(賴小其)의 <梅花> 冊頁 (水墨紙本, 32×21cm×9)

‘소군원(昭君怨)’-동방규(東方叫)

胡地無花草
호지무화초
오랑캐 땅에는 화초가 없으니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自然衣帶緩
자연의대완
저절로(몸이 야위어) 옷의 띠가 느슨해지니

非是爲腰身  
비시위소신
허리를 가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네. 

 이 시 소군원<昭君怨>이 쓰여진 배경은 중국 전한의 궁정화가(宮廷畵家) 모연수에게
뇌물을 주지 않아 초상화를 일부러 잘못 그림으로써 왕의 눈에 들지 못해 흉노족의
선우(單于)에게 시집을 가야했던 왕소군(王昭君)의 애처러운 심정을 동방규(東方叫)가
 대변하여 시로 지은 것이다.

 왕소군은 중국 4대 미인의 한 사람으로 알려진 여인이었다. 서시, 왕소군, 양귀비,
삼국지에 나오는 초선을 중국 역사상 4대 미인이라 한다. 왕소군은 원래는 한(漢)나라
원제(元帝)의 궁녀였다.
그러나 불우하게도 뛰어난 미모를 가졌음에도 왕을 직접 만날 수가 없었다. 
궁중에 차출되어 궁녀로 왔으나 가난하여 궁정화가에게 뇌물을 주지 못해 왕을 만나는 
최종 심사에 나아가지 못한다. 화공 모연수는 뇌물을 받지 못한 왕소군을 실제와
다른 못난 얼굴로 그려 왕에게 바쳤기 때문에 먼저 그림으로 심사하던 왕의 눈에 들지를
못해 왕을 만날 기회를 얻지 못했던 것이다.

마침 조공을 바치러 왔던 흉노족 호한야 선우가 왕의 사위가 되고 싶다고 하여 청혼을
하자 흉노와 화친정책을 쓰고 있던 왕은 공주를 줄 수 없고, 대신 궁중에 차출되어 온
여성 중에 선택을 하게 한다. 흉노 선우가 왕소군의 미모에 반하여 왕소곤을 달라하자 왕은 허락을 한다.
그랬는데 왕도 왕소군의 미모를 나중에 알고 어째서 왕소군이 선발되어 자기에게 오지 
못했는가를 밝히게 된다. 
모연수가 그림을 일부러 못난이로 그려 그렇게 된 줄을 알고 왕은 노하여 모연수를 죽인다. 
그러나 이미 선우에게 허락한 왕소군을 안 줄 수가 없었다.
왕은 3일을 왕소군과 데리고 같이 있다 드디어 왕소군을 떠나 보내게 된다.
이리하여 왕소군은 사막지대인 흉노의 땅으로 가 눈물로 세월을 보낸다. 어느 해 봄날
왕소군을 독백을 했다. "오랑캐 땅에는 꽃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이 말의
 뒷 구절이 한문으로 춘래불사춘이다. 인생에 역경을 만나 괴로울 때 이 말을 자주인용한다.
 왕소군에 대하여 후에 만들어진 많은 일화가 있다.흉노족으로 가는 도중에 왕소군은 멀리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보고 고향 생각에 젖어 비파를 타게 되는데, 무리지어 날아가던
기러기들이 그녀의 아름다운 미모와 비파소리를 듣고 잠시 날갯짓 하는 것을 잊고 
땅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여기에서 ‘낙안(落雁)’이라는 말이 생겼다. 절세미인의 아름다움을
일컫는 말로 쓰이게 된 것이다.

 소군원의 3구와 4구는 눈물로 세월을 보내던 왕소군의 몸이 점점 야위어 옷이 헐렁해질 

정도로 표가 났다는 말이요, 이것이 요즈음 말하는 다이어트 때문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비운의 여인 왕소군은 흉노 호한야의 아들을 하나 낳았다가 호한야가 죽자 당시 흉노의
 풍습에 의해 왕위를 이은 호한야 선우의 전처 소생인 아들에게 재가하여 두 딸을
낳았다 한다. 정확한 생몰연대는 밝혀지지 않았다.

 

 

◇ 뇌소기(賴小其)의 <梅花> 冊頁 (37×25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