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먹만 한 알밤 혼자 구워 먹는다
雪後山扉晩不開
설후산비만불개
눈 온 뒤 사립은 늦도록 닫아 놓고
溪橋日午少人來
계교일오소인래
한 낮이 되어도 다리에는 건너는 사람 없네.
篝爐伏火騰騰煖
구로복화등등난
화로의 잿불에는 아지랑이 모락모락
茅栗如拳手自煨
모율여권수자외
주먹만 한 알밤 혼자 구워 먹는다.
조선조 명종, 선조 때의 문신 이항복(李恒福“1556~1618)이 남긴 시이다.
호가 백사(白沙)였으나 오성부원군(鰲城府院君)에 봉해진 후로는 오성대감으로 더
알려졌다. 고려의 대학자 이제현의 방손(傍孫)으로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 자라다 선조 4년(1571) 어머니마저 여의고, 3년상을 마친 뒤 성균관에 들어가
학문에힘써 명성이 높았다.
영의정 권철의 아들인 권율(權慄)장군의 사위가 되었다. 스무살 때 진사 초시에 오른 후
25세에는 알성문과에 급제 승문원부정자가 되어 벼슬길에 나갔다 나중에 도승지가
되기도 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왕비를 개성까지 호위하기도 했다.
관직 40년에 당파에 속하지 않아 이정구가 그를 두고 그만 초연히 중립을 지켜 당파에
물들지 않았다고 평했다.
이순신의 충렬묘비문을 지었다.
저술로 『사례훈몽(四禮訓蒙)』, 『주소계의(奏疏啓議)』, 『노사영언(魯史零言)』이
있다.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이 시의 원 제목은 ‘눈 온 뒤에(雪後)’이다. 눈 온 뒤 산간 초옥 방에서 화로에 알밤을 꾸어
먹는다는 이야기이다. 평범하고 소박한 이야기 하나가 많은 여백을 남기고 있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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