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송(南宋) 화가 진거중(陳居中)의 <미불배석도(米?拜石圖)>
남은 해 문을 깊이 닫아 걸고서
夜冷狸奴近
야냉이노근
밤이 차자 고양이가 가까이 붙고
天晴燕子高
천청연자고
날 개자 제비가 높이 나누나
殘年深閉戶
잔년심폐호
남은 해 문을 깊이 닫아걸고서
淸曉獨行庭
청효독행정
맑은 새벽 홀로 뜰을 거니느니라
가을이 깊어지자 날씨가 서늘하다. 밤엔 보일러를 틀어야 잘 수 있다.
그렇게도 뜨거웠던 지난여름, 돌아보면 아직도 혹서의 기억이 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계절은 어김없이 가고 오는 법. 이수(離愁)의 쓸쓸함이 가슴 속에 느껴지는 때이다.
낙엽이 지듯 떠나가버린 세월, 무언가 허전해 남은 생애도 하잘 것 없이 늙기만 한다.
가을 밤 추워진 날씨에 고양이만 사람 곁으로 다가오고 날이 새면 하늘에 강남으로
돌아가려는 제비들이 날고 있다. 사람도 문 걸어 닫고 멀리 출타할 일 마다 새벽공기처럼 남은
생애를 말고 조용히 살고 싶다.
이 시는 고려 말 문신 목은(牧隱) 이색(李穡:1328~1396)의 시이다. 한시집을 뒤적이나
한 수 찾았다.
그는 학자의 지조를 지키고 고려가 망하자 은둔의 생활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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