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琵琶行(비파행): 비파에 대하여

qhrwk 2025. 11. 15. 08:02

 

琵琶行(비파행): 비파에 대하여

 

感我此語良久立(감아차어양구립)
내 말에 감복되어 한참을 서 있더니
却坐促絃絃轉急(각좌촉현현전급)
문득 자리앉아 줄 고르고 급히 비파를 타는구나.
凄凄不似向前聲(처처불사향전성)
처철함이 전 번 소리와 확연이 달라
滿座聞之皆掩泣(만좌문지개엄읍)
모였던 사람들이 모두다 눈을 감고 흐느껴 우는구나
就中泣下誰最多(취중읍하수최다)
그 중에 가장 많이 울고 눈물을 흘린 자는
江州司馬靑衫濕(강주사마청삼습)
청삼을 흠뻑 적신 강주사마였노라.

 

 

백거이(白居易)는...

정이 많고 마음이 여린 구석이 있으면서도 음악엔 매우 조예가 깊은
시인이기도 했다.

오랜만에 들려오는 한밤의 애끓는 비파음에 귀가 번쩍 트였고
좌천 된 자신의 신세나 팔려 온 늙은 기생의 처지나 서로의 안타까운 상련에
눈물을 한없이 쏟았던 그다.

음악의 대가와 시문학의 천재가 우연히 강배애서 만나 비파성를 통해 녹여내는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감은 한쌍의 늙은 학을 보는 듯
애잔하기까지 하다.

격조 높은 음악과 품격 높은 시를 통해 토해내는 서정적 회한은 그 자체가
인생무상을 대변하 듯뜨겁게 가슴을 적시며 스며든다.
따라서 비파행은...
1,200년 가까이 흐른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애틋한 명시(名詩)로
기억되는 불후의 명작이라고 보는 이유다.